산업



관세청 면세점 사업자 선정 특혜 의혹 ‘수면 위’

감사원 면세점 감사발표, 구조조정 ‘신호탄’ 관측도


[파이낸셜데일리=이도경 기자] 정부가 지난해 서울 지역에 시내면세점 4곳을 더 늘리기로 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업계는 감사원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 조사와 관련해 그동안 감춰졌던 일부 업체의 특혜 의혹이 감사원 발표로 드러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를 계기로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감사원은 지난해 국회의 감사 요구에 따라 지난 2~3월 관세청 등을 대상으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13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


11일 감사원에 따르면 2015년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평가 점수가 조작돼 호텔롯데가 2차례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7월 신규사업자 선정시, 신생 업체인 한화는 관세청이 평가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해 심사위원들에게 제공, 최종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됐다.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는 호텔롯데의 점수가 규정보다 190점 적게 기록한 반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점수는 240점 많게 부여돼 호텔롯데 대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특히 매장면적 평가점수와 관련해 서울세관은 ‘세관장 검토의견서’에 신청업체의 매장면적과 화장실 등 공용면적을 기재하면서 한화 측의 매장 내에 공용면적이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도 공용면적 기재란을 삭제, 공용면적을 매장면적에 포함시켰다.


결국 이런 꼼수로 한화의 경우 해당항목 순위가 7위에서 6위로 1단계 상승했으며, 평가총점 또한 60점(7위)에서 150점(6위)로 90점이나 과다 부여했다. 호텔롯데는 상대적으로 90점 과소부여됐다.


이어 같은 해 11월 면허 기간이 만료돼 후속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는 호텔롯데의 점수가 191점, 두산의 점수는 48점 적게 부여돼 상대적으로 점수가 적게 하락한 두산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관세청은 또 영업이익대비 기부금을 최근 5년간 실적으로 작성 및 제출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2년간의 실적으로 평가를 실시해 호텔롯데 총점 120점이 과소부여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한화와 두산 관계자는 “관세청 평가기준과 심사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응해 선정됐다”면서 “감사원 결과에 따라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롯데그룹도 “면세점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하기 전부터 신규 특허 발급 논의가 있었다”면서 신동빈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시점 역시 관세청의 신규 면세점 추가 발표 이후라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관세청은 지난해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업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고 국회의원들이 요구하자, 서류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답변한 뒤 실제 갖고 있던 서류를 업체에 반환하거나 파기해 면세점사업자 선정과정에 깊게 관여한 사실도 드러났다.


원래 관세청이 신청업체로부터 제출 받은 사업계획서는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록물로 관리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감사원은 “국가기록원은 관세청이 제출 받은 사업계획서 등은 기록물에 해당하고  이를 해당 업체에 반환하거나 적법 절차없이 파기하는 것은 무단파기 및 무단 유출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면세사업자 확대를 지시하자 기획재정부가 담당 관청인 관세청과 협의도 없이 이행하겠다고 보고하고, 관세청은 이후 추가로 허가가 가능한 면세점 수가 관련 규정 상 최대 1곳임에도 기초 자료를 왜곡해 4곳으로 늘렸다.


감사원은 관세청과 기재부장관에게 수치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평가 점수를 잘못 부여한 관련자와 사업계획서를 파기한 관련자 등 11명에 대해 해임이나 정직,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통보 및 요구했다.


또 사업계획서 파기를 지시한 천홍욱 관세청장은 고발, 퇴직한 김낙희 전 관세청장과 이돈현 전 관세청 차장, 최상목 기재부 전 1차관에 대해서는 인사혁신처에 인사자료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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