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017안산국제거리극축제 "치유와 회복넘어 희망의 축제로"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2017 안산 국제 거리극 축제'가 안산이라는 도시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전진 배치했다.

오는 5월 5일부터 7일까지 안산문화광장과 안산시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 축제에서 안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 눈에 띄게 늘었다.

윤종연 예술감독은 12일 오후 정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자존심과 차별화된 포인트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시민 75만명인 안산은 외국인 주민수가 약 10%를 차지하는 등 역동적이라는 인상이 짙다. 대학교를 비롯해 학교 숫자가 120개로 젊은 인구 비율도 높은 편이다.

이번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안산이라는 도시, 동시대의 시대상,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자 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안산리서치'다.

안산이라는 도시와 바쁜 도시민의 삶 이야기를 담아냈다.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2017'이 대표적으로, 안산리서치 프로그램으로 제작돼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길놀이 형태의 시민참여형 공연으로 제의와 축제의 조화를 꾀했다. 2015년 축제에서 '안.녕.安.寧'으로 선보였던 작품으로 퍼포먼스 규모와 시민참여를 대폭 늘렸다. 참여 시민은 모두 400여 명. 이를 위한 시민 워크숍도 세 열렸다. 파쿠르, 저글링, 타악, 불꽃 등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안산의 지역성을 더한다.

화려한 불꽃을 선보이는 예술불꽃 화(花, 火)랑 & 까르나비에의 '길 & 패시지(Passage) : 새로운 여정', 안산에 위치한 서울예술대학교와 전국에서 모여든 풍물패들이 장식하는 '대동 연희'도 지역성을 아우른 작품들이다.

일본 예술가 후지와라 치카라의 '엔게키퀘스트@안산(Engeki Quest@Ansan)'은 안산이라는 도시를 이방인으로서 방랑하며 개인적 체험을 하는 프로젝트다. 엔게키는 일본어로 '연극', 퀘스트는 '드래곤 퀘스트' 같은 모험 게임을 의미한다.

안산에 2개월가량 머물며 구석구석을 발로 걷고 시민을 만난 후지와라가 쓴 책 '모험의 서'에 기록된 지시에 따라 관객은 안산을 자유롭게 산책하며 공연을 경험하게 된다.

윤종연 예술감독은 "지역 이야기에서 다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안산리서치는 특히 이러한 고민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안산은 세월호 참사의 수많은 희생자를 낸 단원고가 위치한 곳이다. 매년 세월호 이후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온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올해도 이를 녹여냈다.

안산 예술단체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응옥의 패턴'은 2014년 세월호 사건에서 배제된 베트남 이주민 여성 응옥(가명)의 이야기다. 이주민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과 경계의 시선을 무용과 시각예술로 표현한다.

세월호 참사와 이후의 3년에 대해서 성찰하는 '안산순례길 2017'도 주목할 만하다. 관객과 예술가가 안산 곳곳을 걷는 이 공연은 2015년부터 진행됐는데 연출을 맡은 윤한솔 등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개막작인 '안安寧녕2017'도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이어지는 안산 시민의 삶을 되돌아보고 모두가 화합하는 장으로 펼쳐진다.

윤종연 예술감독은 "세월호 참사 이후로 축제는 나름의 방식으로 도시의 아픔을 어루만지기 시작했고, 올해는 그러한 역할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안산문화재단 강창일 대표이사는 "치유와 회복을 넘어, 올해는 좀 더 밝은 희망을 말하는 축제"라고 했다.

한편 세계 14개국 공연팀이 참가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개폐막 프로그램을 비롯 안산리서치 3편, 공식참가작 11편, 국제 교류작 3편, 거리예술플랫폼 7편 등 110여편이 선보인다.

국내 공연팀 크리에이티브 바키와 호주 랜터스 씨어터가 공동 제작하는 '낯선 이웃들', 비주얼씨어터 꽃의 공동체 퍼포먼스 '마사지사', 영화 상영과 창작곡을 연주하는 신나는섬의 '무성영화, 집시음악에 취하다', 차력과 굿 음악을 선보이는 국악연주단체 정가악회의 '음악차력극 굿차', 유지영의 '신체부위의 명칭에 대한 의문' 등이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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