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업계가 은행의 수익성과 생산성, 비용효율성이 다른 업권대비 극히 저조하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금융투자협회는 9일 여의도 금투협 기자실에서 '국내 금융산업의 효율성 분석'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이 지난 6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은행·보험업권과 비교해 불합리한 규제의 균형을 맞추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직후 나온 분석이란 점에서 은행을 향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정수섭 기획조사실장은 "국내 금융산업이 은행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과 같이 압도적 지점망, 영업력 등을 앞세워 금융시장을 과점하는 구조는 규모면에서 열위인 타금융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시장 전반의 다양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또 "은행의 업무영역 확대가 은행 자체의 매출이나 수익성 제고에 기여하지도 못했다"며 "국내은행의 수익성과 경쟁력 개선을 위해선 먼저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투협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업 중 은행이 총자산 기준 61.3%(2603조원)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은 24.1%(1023조원), 금융투자는 9.4%(401조원)이다.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은행이 46.9%(181조원)를 차지하고 있고, 보험 28.5%(110조원), 금융투자 13.5%(52조원) 등으로 은행 중심 구조로 발전해 왔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미국은 은행자산 규모가 GDP의 0.86배인 반면 한국은 은행자산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57배에 달한다.
반면 국내은행의 수익성은 주요 업권대비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국내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8%로 생명보험(5.83%), 손해보험(9.60%), 여신전문(1.45%), 증권사(6.87%), 자산운용사(12.44%)에 비해 낮은 편이다.
총자산이익률(ROA)도 은행은 0.16%로 생명보험(0.52%), 손해보험(1.27%), 여신전문(2.21%), 증권사(0.84%), 자산운용사(9.63%)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은행은 생산성 지표도 타 업권에 비해 낮다고 금투협은 지적했다.
국내은행의 인당 생산성은 2015년 기준으로 인당 순이익 3300만원으로, 카드(1억4600만원), 생명보험(1억3100만원), 증권(8900만원)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당 순이익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 1억800만원, 2012년 6800만원, 2013년 3300만원, 2014년 5100만원, 2015년 3300만원으로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같은기간 2011년 6300만원, 2012년 7500만원, 2013년 8200만원, 2014년 7800만원, 2015년 9100만원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라고 금투협은 지적했다.
은행의 비용효율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 이익경비율(CI ratio)은 2011년 42.0%, 2013년 52.2%, 2015년 57.1%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5년 총자산 100억달러 이상 은행을 대상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파악한 국내은행의 평균 이익경비율은 62.56%로 영국(76.84%) 다음으로 높았다. 일본(62.45%), 캐나다(59.20%), 미국(58.92%), 호주(52.91%), 홍콩(45.76%), 싱가포르(44.4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정 실장은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업권내 비용절감 노력이 가속화됐으나 국내은행의 비용효율성은 오히려 악화됐으며 중요국과 비교해도 효율성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