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권, 비이자 수익·핀테크·영업력 강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국내 주요 은행들의 조직개편이 마무리 됐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자 위주의 기존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이 최근 은행권 조직개편에서 나타난 특징이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비해 비대면 채널, 디지털금융 등 핀테크 분야와 일선 영업 현장의 기능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지난달말 금융그룹 시너지 제고와 핵심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자산관리(WM)와 퇴직연금 신탁사업 부문의 시너지 확보를 위해 기존 신탁본부를 신탁연금그룹으로 격상했다.

이 과정에서 WM과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서의 지주, 은행, 증권 3사 겸직체제를 시행해 자회사간 협업 기능을 극대화했다.

금융권에 몰아닥칠 4차 산업혁명의 높은 파고에도 대비했다.

KB금융지주는 미래금융부 산하에 KB이노베이션 허브 조직을 둬 핀테크 시장 선점을 준비하고, 국민은행은 미래채널그룹에 스마트마케팅부와 스마트채널지원 유닛을 신설했다.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데이터분석부도 새로 만들었다.

IBK기업은행은 마케팅그룹과 기업금융(IB)그룹을 각각 미래채널그룹과 기업투자금융(CIB)그룹으로 재편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미래채널그룹은 디지털금융·비대면채널 등 핀테크 업무에 주력한다 .

CIB그룹에는 기존 IB그룹의 기술금융·투자금융·프로젝트금융 업무에 문화콘텐츠금융 관련 업무를 추가해 관련 사업에 대한 실행력을 강화했다.

영업조직 기능을 키우기 위해 본사 직원 50명은 현장으로 배치했다. 현재 4개인 복합점포는 대구·부산 지역 등을 위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올해를 '자산관리 원년의 해'로 규정하고 WM추진부, 미래설계팀, WM플랫폼팀 등을 새로 꾸렸다.
여기에 영업 부문의 블루오션(무경쟁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로 외국인을 전담으로 하는 외국인영업부를 신설했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신탁연금그룹,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외환업무지원부 등을 둬 비이자 수익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 써니뱅크 사업본부를 신설해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 나섰다.

NH농협은행도 최근 데이터 기반 마케팅 전략 및 고객자산관리 전담 조직을 새로 만들고 신성장 사업 대응 조직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은행들이 자산 관리 등 비이자 수익을 늘리고, 핀테크 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제히 혁신에 나선 것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분화의 추세 속에서 은행업은 '계속 필요하지만 계속 존재할 것이냐'는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은행업이 생존하려면 수익구조를 자본효율성이 높은 분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고령화사회의 새로운 금융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신탁·자산관리 등의 업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자산관리 서비스는 향후 은행 뿐만 아니라 금융업권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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