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전년의 10배가 넘는 규모를 팔아치웠다. 이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위안화 약세로 인한 중국 정부의 자본유출 규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 등을 꼽았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지난해 1월부터 11월 현재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는 1조5000억원이다. 이는 전년(1~12월)의 1360억원 순매도에 비해 10배 더 많다.
월별로 보면 중국인들은 지난해 한국 증시에서 8월(1770억원), 9월(1680억원), 10월(2060억원), 11월(1290억원)에 4개월째 대규모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특히 중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2013년 순매수 2조2000억원, 2014년 순매수 2조원으로 집계됐으나 최근 2년간 순매도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 전종규 연구원은 "작년 7월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 현지 기관 투자가들이 정무적인 판단 하에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4분기에 위안화 약세가 가팔라지면서 중국 정부의 자본유출 통제가 강해진 것 등 이 두 가지 원인이 차이나머니의 국내 증시 투자 축소에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 이용철 글로벌비즈팀장은 "중국 정부가 해외 자산을 회수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 정부가 보험사들의 해외 투자를 제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어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줄어든 것도 중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돈을 빼는 원인 중에 하나로 보인다"며 "다만 사드는 정치적 제재 조치이기 때문에 중국인의 주식 시장 동향과 직접 연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사드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 1조원이 넘는 돈을 뺐다고 보는 것은 비약이다"며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을 합쳐서 중국인의 자금 흐름을 보면 작년 초와 말에 의미 있는 수치 변화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금감원은 지난해 외국인의 증권투자 동향을 내주 후반에 구체적인 분석과 함께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