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송인서적 부도, 피해액 200억…출판가 "4년전처럼?" 폐업 악몽

부도를 낸 대형 서적 도매상인 송인서적이 사실상 회생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판업계에 잇따른 피해가 예상된다.

3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송인서적은 돌아오는 어음 중 약 50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도매상이 최종 부도처리되면 출판사 등에 돌아갈 피해액은 200억원 이상으로 추청된다.

북센과 함께 양대 서적도매상으로 통하는 송인서적은 거래한 출판사는 2000여곳.

송인서적과 현금 위주로 거래한 대형 출판사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규모는 작지만 굵직한 베스트셀러를 보유해 역시 현금을 주고받은 출판사 역시 숨을 쉴 만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 출판사들이 문제다. 특히 어음을 주고받으며 유통을 이곳으로 일원화한 출판사에게 큰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어음이 휴지 조각이 되면서 자금 융통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출판계 관계자는 "신간 계획은 물론 당장 인쇄소에 줄 돈이 없어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에 따라 출판사들의 폐업 도미노 현상도 배제할 수가 없게 됐다.

송인서적과 거래를 해온 지방의 중소형 서점 역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상품의 공급을 받을 수 없는 건 물론 재고의 반품이 힘든 상황이다.

송인서적은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한 차례 부도를 맞았다가 정부의 긴급 지원으로 다시 창업, 법인으로 운영해왔다. 당시 고려서적, 보문당 등 다른 도매상은 청산절차를 밟았으나 송인서적은 출판사들이 힘을 모아 구제했다.

송인서적의 이번 부도는 독서 인구의 감소와 인터넷 서점의 활황 등 기존에 잘 알려진 부분뿐 아니라 경쟁사와 승리하기 위해 공공기관 등의 납품가를 낮췄던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가뜩이나 침체의 늪에 빠진 출판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단행본 출판사 모임인 한국출판인회 등을 비롯해 출판계는 이날 대책 회의에 나섰으나 아직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가적인 위기 때인 IMF 때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에서는 수송사, 학원서적 등 도매상이 잇달아 폐업하거나 부도를 맞았던 2012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출판계 관계자는 "지금은 도매상이 위기지만 다음 타깃은 출판사"라며 "공급률과 정가를 낮추는 등의 특단 조치를 해야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로 가면 출판사 직판 형태 등의 유통이 난무할 텐데 아무리 규모가 크더라도 유통, 영업 등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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