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트럼프와 대화를 통한 양국 관계 복원에 기대감 표명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시리아 내전 등을 관계가 악화한 미국에 대해 "새 대통령과 실무적으로 건설적인 관계를 맺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한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강조해 내달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통한 양국 관계 복원에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는 핵전력을 포함한 러시아의 군 현대화를 추진하면서도 냉전시대처럼 미국과 군비경쟁을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다는 의향을 내보였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 미사일은 세계 어느 나라의 미사일 방어망도 뚫고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2001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개발을 금지한 냉전 때의 협약에서 벗어나겠다고 선택함에 따라 우리도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비 경쟁을 가속화한 장본인이 러시아가 아니라며 러시아의 핵무기 현대화 조치는 미국과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 등을 포함한 기존 군축 합의의 연장 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이기도록 하려고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통해 지원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이 자신들의 실패를 외부 요인으로 돌리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패자는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의 당선에 대해선 "러시아 이외에는 누구도 그 가능성을 믿지 않았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트럼프가 미국의 핵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데는 "참신하지는 않다"며 미군이 세계 최강인 것을 "다툴 생각은 없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가한 제제를 해제하면 "우리도 기쁜 마음으로 대항제재 조치를 풀 용의가 있다"고 화해 제안을 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군사 개입한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반군 거점인 알레포 함락이 러시아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알레포를 탈환한 만큼 이제 시리아 전역에 걸친 휴전 체제가 필요하며 그 후에야 정치적 해결의 평화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이란, 터키 3개국이 주도하는 평화협상을 조기에 개시할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터키와 이란이 자신이 제안한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의 시리아 평화 협상 개최를 동의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역내 국가도 협상에 참여할 수 있으며 미국의 합류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이 원유 감산에 합의한 것에 관해선 "내년 후 반에 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안정된다"고 전망하면서 협조 감산을 해도 "러시아 생산량이 이미 상당히 높기 때문에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 예정인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당겨 실시한다는 관측에는 "가능하지만 필요하지 않다"고 부정했다.

푸틴은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 "때가 되면 우리가 무엇을 성취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보고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해마다 푸틴의 연례 연말 기자회견은 생중계 속에 장시간 진행되는데 올해는 국내외 기자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53분 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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