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기문, 현 한국 정치상황에 대해 "6.25 이후 최대 정치혼란"


오는 31일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6.25 전쟁을 제외한 최대 정치혼란"으로 비판했다. 또 한국 국민들이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 당해 매우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사무총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교협회(CFR) 초청 간담회에서 지난 10년간 자신이 유엔을 이끌며 느꼈던 소회와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대해 강연했다. 또 참석자들과 질의응답도 가졌다.

CFR이 홈페이지(http://www.cfr.org)에 공개한 질의응답 대화록에 따르면, 반 사무총장은 한 참석자로부터 "당신 나라(한국)가 정치적 혼란과 중국의 부상,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데, 가장 우려하는 것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예상 못했고 매우 놀라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반 사무총장은 "한국 국민으로 70여년동안 살면서 한국 전쟁 발발을 제외하고 이런 정치적 혼란을 경험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1979년 암살당하면서 혼란의 과정을 한국인들이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한국 사회가 매우 평화롭고 민주적이며 경제적으로 번영한 상태인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은 바람직한 통치의 완전한 부재에 매우 당혹해하고 분노하고 있으며,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믿고 있다"며 "나는 이런 모든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 사무총장은 또 "한국은 단기간에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만개시킨 국가들 중 하나로 경제학자와 정치인들이 자주 언급하는 국가이며, (아시아의) 4마리 용 중 하나로 거론돼왔다"면서 "한국 국민들은 굴하지 않는 회복력을 가지고 있으며, 민주적 제도들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혼란, 일시적 혼란을 거치고 한국인이 위기를 곧 극복하리라 확신한다"며 " 한국 정치,경제,사회 리더들에게 이것이 좋은 교훈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더들이 "자신의 개인적 또는 조직의 이해에 앞서 공공의 공통선을 보여야 한다"면서 "그게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반 사무총장에게 "한국 국민들의 당신같은 사람, 핵심 지위에 있는 사람의 리더십 경험으로부터 혜택을 볼 수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으로 한국 대선 출마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사회자인 리처드 하스 CFR 회장이 웃으면서 반 사무총장에게 "오늘 (대선출마) 뉴스를 터트릴 기회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반 사무총장은 "아직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일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내게 하는데, 지금은 매우 바빠서 그런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 내년 1월 1일이면 나는 자유의 몸이 되고, 한국의 개인 시민이 된다. 그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내가 이 상황에 무슨 기여를 할 수있는지 생각해보겠다. 지금은 이게 내가 할 수있는 말이다. 1월 1일까지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한편 반 사무총장은 오는 20일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단을 만나 31일 퇴임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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