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대전에 참여한 HDC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쟁이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
현대면세점은 삼성동 코엑스 단지 내 무역센터점을, HDC신라면세점는 강남구 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웠다. 두 업체가 내세운 면세점 후보지는 직선 거리로 따졌을 때 500m 정도에 불과하다.
롯데면세점이 삼성동 코엑스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관세청이 이곳에 2장의 티켓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둘 중 하나는 반드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이들 업체들의 경쟁은 최종 프레젠테이션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이 내놓은 심사표에 의거해 두 기업의 장점을 살펴보면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면세점을 운영해온 HDC신라면세점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이 많다.
HDC신라면세점은 30년 이상 보세판매장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세관에서 수출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할 경우 통관절차 등을 간소화시켜주는 제도인 AEO 최고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 업계 최고 수준의 인력을 보유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현대면세점의 경우 면세점 통합IT시스템업체 도시바와 솔루션 업무협약(MOU)을 맺고 면세점 운영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와함께 안정적인 면세점 운영을 위해 CALT로지스와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보세물류창고(9917㎡) 임대차 협약을 맺기도 했다.
운영인의 경영능력과 관련해서는 두 기업 모두 다른 장점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이부진 사장을 필두로 글로벌 5위권의 면세사업자 운영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 높다. 특히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올해 오픈한 용산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며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이다.
여기에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이른바 '3대 명품' 매장 유치 능력도 다른 업체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이다.
반면 현대면세점의 경우 모기업 현대백화점 그룹의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정지선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아래 현대백화점 그룹은 부채비율이 34.6%에 불과하다.
이를 근거로 5개 신규 면세점 후보와의 자기자본비율·이자보상배율·부채비율 등을 살펴보면 현대면세점은 모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여준다.
현대면세점은 면세점 특허를 취득할 경우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자기자본비율 등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운영을 해본 노하우는 없지만 자금력을 앞세워 기존 사업자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다.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 부분에서는 두 기업이 모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자체 주차장 59대(버스기준)분을 확보했으며 강남구도시관리공단·송파구시설관리공단과 ‘탄천 주차장 이용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로 400면의 주차장을 추가 확보했다.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자체 주자장 활용과 탄천 주차장을 활용해 대규모 주차 공간을 확보해 주차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항목 평가도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전체 매장 면적 중 41.1%(4482㎡)의 국산품 매장, 35.5%(3871㎡)에 중소·중견기업제품 전용매장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소·중견기업 매장, 효율 높은 에스컬레이터 주변 등 A급지 우선 배치 및 매출 상관없이 2년간 유지기간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용산점에서 국내 면세점 업계 중 최대면적을 활용해 상생협력관을 운영하고 있는 점을 심사때 적극 어필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와 관련된 공약에서는 현대면세점이 압도적으로 앞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현대면세점은 5년간 총 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영업이익의 20% 수준에 달하는 금액으로 현대면세점은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도 부족분을 채워 환원키로 했다. 이와함께 중소·중견기업 지원 위해 동반성장펀드도 200억원 규모로 조성키로 했다. 반면 HDC신라면세점은 사회 환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금액 등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