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밥 딜런 "노벨 문학상 수상, 달에 서 있을 확률과 같아"…시상식은 불참

 


"오늘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아쉽지만 마음은 여러분과 함께 있다. 이런 명예로운 상을 수상해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75)이 11일(현지시간) 열린 노벨 문학상 시상식에는 불참했지만, 스웨덴 한림원에 전달한 수락연설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노벨 문학상 시상식에선 주 스웨덴 미국대사인 아지타 라지가 딜런의 노벨상 수락연설문을 대독했다.

또 딜런의 오랜 지인이자 가수 겸 작가인 패티 스미스가 딜런의 노래 '하드 레인스 어 고나 폴(A Hard Rain's A-Gonna Fall)'을 부르며 축하 공연을 해 딜런의 빈자리를 메웠다.

딜런은 수락연설문을 통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러디어드 키플링, 버나드 쇼, 토마스 만, 펄 벅, 알베르 카뮈,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문학 거장들의 작품을 즐겼다"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전 세계 도서관에 소장되고, (사람들이) 숭배하듯 말하는 문학 거장들의 작품은 항상 나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는데, 이러한 거장들에 합류하는 기쁨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라고 밝혔다.

딜런은 이어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노벨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해도 수상 확률은 내가 달에 서는 것 만큼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놀랍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벨상 수상이라는 놀라운 소식을 듣고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잠시 시간이 필요했다"라고 말해, 수상 발표 이후 2주일 여간 침묵으로 일관한 이유에 대해 시사했다.

아울러 딜런은 자신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불거진 '노래는 문학이 아니다'라는 논란과 관련해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예로 들며 견해를 밝혔다.

그는 "윌리엄 셰익스피어도 자신을 극작가로 여겼지 문학을 집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도 셰익스피어와 같이 "내 노래가 문학일까"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노래를 문학으로 여겨준 한림원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또 "나는 10대 시절부터 작곡을 시작했으며, 어느 정도의 명성을 얻은 후에도 야망은 크지 않았다" "그저 음반을 내고 내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것이 꿈이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나는 많은 음반을 내고 전 세계에서 많은 콘서트를 해왔다"라며 뮤지션으로서의 자신의 삶에 대해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월 딜런은 싱어송라이터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그는 약 2주 동안 노벨상 수상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딜런은 스웨덴 한림원에 직접 연락을 취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 소감에 대해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상 시상식 참석 여부에 대해 "물론 갈 것이다"라면서도 "가능한 상황이면"이라는 단서를 붙여 불참 의사를 시사했다.

이전에도 노벨상 수상자들 중 시상식에 불참한 경우는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질병이나 정치적인 이유로 불가피한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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