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위안화 약세 흐름 속 중국의 11월 말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선을 위협받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의 자본유출 방어책 시행에도 외환보유액이 급감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내년 10월 시진핑 지도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상징성이 큰 '3조 달러'선을 지키기 위해 추가적인 자본 통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조515억 달러로 2011년 3월 이래 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또 전달에 비해 691억 달러(-2.2%)로 줄어 지난 1월(-3%)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특히 2014년 6월 외환보유액이 정점을 찍은 이후로는 1조 달러가 빠져나갔다.
지난달 중국 외환보유액 급감은 먼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달러 익덱스가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인민은행이 자본유출 가속화와 위안화의 추가 절하를 막기 위해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많이 헐어 쓴 것도 요인이다.
국제금융센터 등은 11월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분 가운데 달러 강세에 따른 평가가치 하락은 480억 달러(69%),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는 210억 달러(31%)가 소진된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안정시키려는 노력의 효과는 제한적이며, 향후 자본 유출에 더 엄격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도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ING의 팀 컨덤(Tim Condon) 아시아 담당 수석 경제학자는 "위안화가 빠르게 약세를 띠면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점진적, 단계적으로 하락시키려는 정부의 계획을 약화시켰다"며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을 막는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민은행과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ational Development and Reform Commission·NDRC)는 지난 6일 호텔, 영화관, 엔터테인먼트사 축구클럽 등 '비이성적 투자'에 대해 경고했다.
중신증권 주 치빙(Zhu Qibing) 매크로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정부의 자본유출 통제는 이달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금 유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SCMP는 또 "위안화 약세, 외환보유고 급감, 정부의 해외투자 통제 조치 등이 한꺼번에 이뤄졌다"며 "위안화 가치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키고, 위안화 절하에 일방적인 베팅을 멈추려는 중국의 노력은 현재까지 성공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 최성락 연구원은 "앞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연초와 같은 위안화 환율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시진핑 2기 출범을 앞두고 상징성이 큰 외환보유액 '3조 달러'의 방어를 위해 자본통제 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나 실효성에 대한 경계감도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