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항공운송·건설 등 국내 주요 산업계의 전망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7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NH투자증권에서 '글로벌 경기 변동성 확대에 따른 국내 주요 산업의 신용위험 방향성' 세미나를 열고 조선·항공운송·건설 등 주요 산업의 향후 신용등급이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우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한 조선업계와 관련, 나이스신평은 조선사들의 실적이 개선될지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이영규 책임연구원은 "저유가에 따라 해양시추설비 부문의 시장환경이 조선사에 불리해졌다"며 "조선사의 중단기 실적은 매우 불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는 바다에서 석유와 가스 등 해양 자원을 발굴하고 시추하는 장비를 의미한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석유 시추의 이익이 감소한 탓에 국제 석유사들이 국내 조선사와의 해양플랜트 계약을 취소하거나 시추 설비의 인도를 미루는 일이 잦았다.
이 책임연구원은 "해양플랜트 발주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상선 발주량도 감소하는 추세"라며 "이는 조선사가 적정한 수주물량을 확보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운송 산업은 저유가 호재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내 경쟁이 심화하고 계열리스크가 증대된 점 등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강서 수석연구원은 "대형 항공사를 중심으로 계열 지원에 따른 부담이 생기고 있다"며 "한진해운 등의 계열사에 대한 부담이 큰 대한항공의 리스크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건설회사의 신용등급도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가영 수석연구원은 "건설회사의 양대 사업 부문인 국내·해외 건설이 모두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 건설 부문에서는 완공이 지연된 건설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고 미청구공사의 회수가능성이 불확실한 점이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미청구공사란 실제 공사 진행 전에 앞으로 받을 금액을 미리 회계에 반영하는 회계 인식 방법을 뜻한다.
국내의 주택 건설 부문은 침체된 주택시장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한편 정유사들은 매출액이 감소했는데도 정제마진이 늘어 저유가시대에 호황을 맞았다. 정유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원유와 이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간의 가격 차이를 의미한다.
노지현 책임연구원은 "올해 정제설비 증설량이 수요 증가량보다 적어 정제마진은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