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 종계 농장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충남 천안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등 AI의 영향권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충남 부여군 홍산면 종계농장에서 폐사한 닭을 정밀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H5N8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17일 전북 고창 종오리농장이 최초로 H5N8형 AI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닭에서 고병원성 AI 항체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여 종계 농장에서는 닭 1만6000여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닭은 고병원성 AI에 감염됐을 때 치사율이 75% 정도로 오리보다 훨씬 높고, 배설물을 통해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양도 더 많다. 닭이 오리보다 AI에 훨씬 더 취약하다는 얘기다.
부여 종계 농장은 AI가 처음으로 발생한 고창 농장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80㎞ 떨어져 있다.
이 밖에도 24일부터 25일까지 전남 해남군 송지면 종오리농장(1만2500마리), 전북 부안군 계화면 육용오리 농장(1만9000마리), 전남 나주시 세지면 종오리 농장(1만마리), 전남 영암군 덕진면 종오리 농장(1만1400마리) 등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전남 해남 농장은 H5N8형 AI로 판명됐고 나머지 3개 농장도 임상 증상, 부검 소견 등을 고려할 때 AI 판정이 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농장 5곳의 가금류 6만8900마리를 모두 살처분할 계획이며, 해당 농장에서 시료를 수거해 고병원성 AI 감염 여부를 검사 중이다.
한편 이날 충남 천안의 종오리 농장에서도 이날 AI 의심 신고가 접수돼 주말 동안 의심 신고가 접수된 곳은 모두 6곳으로 늘었다.
또 경기 화성 시화호 일대에서 발견된 철새 분변에서도 AI 항원이 검출돼 AI의 북상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AI 대응 매뉴얼에 따라 신고 농장에 초동 방역팀을 투입하고 이동 통제를 실시 중이다.
야생 철새 도래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경우에는 반경 10㎞ 내에서 이동 제한 조치를 취하고, 반경 30㎞ 내에서 예찰과 소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