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같아선 개막전부터 나서고 싶습니다. 그래도 욕심을 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암을 이겨낸 NC 다이노스 불펜투수 원종현(29)이 전지훈련을 떠나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2월 원종현은 애리조나 전지훈련 도중 대장암 진단을 받고 귀국해 수술을 받았다. 이후 치료와 회복에 전념해 완치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당장 복귀는 무리다. 다시 투구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
암 판정을 받았던 곳으로 다시 떠나는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 없다. 원종현은 "그래도 미국에서 빨리 병을 알게 돼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저를 살려준 곳으로 가는 것이니까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아직 155㎞ 강속구를 던질 때에 비하면 수척한 모습이었다. 그는 "아직 기본 단계수준의 운동만 하고 있다. 겨우내 캐치볼 정도만 했다"면서 "살을 좀 찌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구위는 조금씩 올라올 것이다"고 근황을 전했다.
원종현은 원하는 복귀시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마음같아서는 당장 개막전부터 나가고 싶지만 욕심을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김경문 감독님과 주변 분들도 무리하지 말고 몸 상태를 천천히 끌어올리자고 하신다. 캠프에서도 건강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답했다.
원종현의 회복은 불펜투수 1명 복귀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난 시즌 내내 NC 선수들은 원종현이 뿌렸던 강속구의 속도인 '155k'를 모자에 새기고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NC 구단에서도 시즌 한 경기에 나서지도 않은 원종현의 연봉을 동결했다. 원종현은 "구단에서 많이 배려를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불펜진의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NC 선수단은 3월5일까지 51일간 미국에서만 머물며 전지훈련을 한다.
1차 캠프는 애리조나 투산의 에넥스필드에서 다음달 15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열린다. 2월13일 피오리아에서는 오타니 쇼헤이가 속한 니혼햄 파이터스 1군과 평가전을 치른다. 2차 캠프는 2월16일~3월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UYA 컴튼 야구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