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박현주 회장 "금융의 '삼성' 만들것…사명 미래에셋대우證 선호"

미래에셋·대우 시너지 확신…"2.4조 보다 더 쓸 생각도 있었다"

KDB대우증권 인수전 승자인 박현주 미래에셋 그룹 회장이 자기자본 확충에 대한 강한 갈증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가진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자기자본 8조원을 달성했지만 만족할 수 없다"며 "아직도 갈증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3조5000억원의 미래에셋증권이 4조3256억원인 KDB대우증권을 인수하면 7조9000억원의 공룡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자기자본 8조원에 육박하는 거대 증권사 탄생에도 만족할 수 없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에셋그룹의 자기자본을 3년 내 10조원까지 만들겠다고 말했다"라며 "그 규모는 대우증권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기자본을 키워야) 시장에 나가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하는 데 필요한 게 자기자본이다. 그래서 갈증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구체적으로 해외 증권사 M&A를 추진 중임으로 밝히기도 했다.

박 회장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첫 번째 문제고, 그 다음에 적합한 대상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은 지속적으로 해외 M&A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우리와 케미가 맞는 회사를 찾고 있다. 지금도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정주영 현대 창업주를 언급하며 금융 산업에서 삼섬과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박 회장은 "한국 금융산업에는 왜 삼성 같은 회사가 안 나오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삼성같은 금융회사를 만들려면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만들 수 없다. 불가능한 상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철, 정주영 등 선대들이 어떻게 만들었느냐. 그 때 당시 그들이 상상했던 세상은 불가능한 세상이었다"며 "금융의 삼성을 만들려면 불가능한 상상을 해야 한다. 시간이 가면서 큰 꿈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 가격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이 써 낸 가격을 2조4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금액을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산은자산운용이 있기에) 대우증권 자체로 2조4000억원을 쓴 것은 아니다"라며 "대우증권은 상당히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미래에셋과 대우의 만남은 대단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에 더 쓸 생각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박 회장은 "금융지주사로 가는 문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며 "지주사를 만들면 관리하기 좋지만 미래에셋만의 야성을 잃어버릴까봐 걱정이다. 변화를 수용하는 능력, 실행하는 능력 등이 줄어들까봐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갖는 능력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관찰의 힘, 집중의 힘, 사고의 힘이 중요하다"며 "너무 일을 벌여놓으면, 잘못하면 일반적이게 된다. 미래에셋은 투자전문기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법인 사명에 대해선 '미래에셋대우증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합병법인 사명과 관련 "대우증권 임원들에게 물어 볼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미래에셋대우증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증권이 갖는 한국 증권사의 역사성을 따지면 대우증권 이름을 가져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대우증권 임원들과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과거를 이해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고,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인력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선 "대우증권 직원들은 모두 훌륭한 후배들이고 한국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라고 칭찬하며 "후배들이 자부심을 갖고 삶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게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 증권사들이 합병하면 구조조정을 많이 했지만 이는 벤치마킹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점포를 더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 자산은 210조원에 달하게 된다. 자산이 300조원대인 은행의 전국 점포가 1000여개에 달하는 만큼 통합 법인의 점포 수가 300개에 가까워도 된다는 게 박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통합법인은) 250개 점포는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우증권 직원들이 잘못하지 않았다. 때문에 직원들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 도전을 할 것이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가자고 할 것이다.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언급했다. 

계열사 전출 등의 가능성에 대해선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를) 준비하면서 인력을 대단히 조심스럽게 뽑았다"며 "자산운용사만 해도 100여명을 더 뽑아야 한다. 미래에셋증권 내에도 자산운용으로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도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노조 존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염려한 것보다 부드럽게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고객을 지향하지 않고 편향되게 가는 것에 대해선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증권 임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투자은행(IB)은 사람과 시스템과 자본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앞서 인사말을 통해 "이번 미래에셋의 결정은 그간 다져놓은 내실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영을 이루고 한국경제에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절실함에서 나온 선택"이라며 "미래에셋이 쌓아온 투자전문가로서의 노하우와 KDB대우증권의 IB역량을 결합해 우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투자 금융의 토양을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미래에셋과 KDB대우증권의 합병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과 자본시장의 DNA를 바꿔보고 싶다. 투자문화 활성화를 통해 한국 경제 역동성 회복에 초점을 맞추겠다. 한국은 투자가 왕성한 나라가 돼야 한다. 투자는 한국사회가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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