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미래에셋에 안긴 증권가 맏형 대우證, 한국형 글로벌 IB의 초석된다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증권가의 맏형으로서 버팀목이 돼 온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 품에서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 

대우증권의 풍부한 투자은행(IB) 경험과 미래에셋증권의 넓은 해외 네트워크가 맞물려 글로벌 대형 IB 탄생의 초석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24일 최대주주이자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했다. 

미래에셋에 새 둥지를 틀게 될 대우증권은 대한민국 증권가의 산 증인이다. 그간 수많은 위기와 고난의 시기를 겪으면서도 한결같이 대한민국 증권가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1970년 동양증권이란 이름으로 시작됐다. 이후 1973년 대우실업(대우그룹)에 계열 편입됐고, 이후 10년 만인 1983년에 와서 비로소 현재의 대우증권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첫 번째 위기는 설립 30년이 채 안 된 시점에 터졌다. 1997년 외환위기로 촉발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이어 벌어진 1999년 모그룹 대우그룹의 부도로 계열 분리되는 상황을 맞았다.

대우그룹 계열 분리 후 자금난에 허덕이던 대우증권은 결국 1999년 워크아웃을 선언했고, 2000년 새 주인으로 나선 국책은행 KDB산업은행의 관리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가 추진한 공공기관 선진화로 산은이 민영화 대상에 올라 산은지주의 자회사로 운명을 같이 하는 듯했으나 산은 민영화가 물거품이 되며 대우증권 매각도 보류됐다.

그러다 2013년에 또 한 차례 위기가 찾아왔다.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한 증시 침체로 인한 매매수수료 수입 급감과 채권 투자 손실이 커지며 지난 2005년 15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한 후 8년만에 다시 적자전환했다.

이런 모진 풍파를 이겨내 온 대우증권이 설립 45년 만에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몸을 맡기게 됐다. 그렇지만 대우증권이란 이름이 당장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내년 1년간은 기존 사명을 그대로 쓸 수 있는 유예기간이 부여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향후 경영 구상에 대해 "2016년 한 해 동안에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등 투 트랙으로 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계획은 내년 2~3월 실사를 진행한 후 인수단을 꾸려 2017년 통합 미래에셋증권으로 출범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지는 통합 미래에셋증권의 사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 품에 안긴 대우증권은 IB 역량 확대에 온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은 연금과 자산관리에 특화돼 있는 반면, 대우증권은 오프라인 브로커리지와 국내외 IB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다.

미래에셋은 다년간의 해외 투자 경험을 통해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대우증권의 최대 강점인 IB에 접목시킨다면 글로벌IB로서 발돋움 할 수 있게 된다. 미래에셋도 이 점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해외 네트워크와 해외 투자 DNA가 바당이 돼 있기에 이번 대우증권 인수로 글로벌 대형IB로서 세계적인 IB들과 당당히 겨뤄나갈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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