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차세대 먹거리인 바이오산업에서 세계 1등 전략의 시동을 걸었다. 삼성은 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의 완공과 함께 향후 5년 내 세계 1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업(CMO)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통상 바이오의약 사업은 '고(高)위험·고(高)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제약 사업은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하다. 실제 판매까지 이르는 데에는 '임상시험'을 거쳐 약효 검증을 받아야 한다.
각국 정부로부터 판매 승인을 거치는 단계를 지나야 한다. 때문에 바이오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하나를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2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바이오의약품에 뛰어드는 이유는 이 시장이 가진 성장성 때문이다.
22일 제약업계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 파르마에 따르면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810억 달러이다. 이 중 바이오는 1790억 달러(전체 제약시장의 23%)에 달한다.
바이오 분야만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825억 달러)의 2.2배 규모다. 2020년엔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78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1일 박근혜 대통령은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서 개최된 삼성 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정부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 연구소 등 산업계 전반에 대한 지원과 소통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말했다.
과감한 규제개선과 지속적인 연구개발 지원, 현장이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을 통해서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우리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핵심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바이오 의약품 위주로 사업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특허가 만료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중심으로 바이오 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 의약품 시장규모는 2조원 규모다. 국내 의약품 시장의 11%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성장잠재력은 매우 높다. 특히 항체 바이오 시밀러, 유전자치료제, 세포배양백신 같은 첨단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우리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다.
한국산업마케팅연구소(www.kimr.co.kr)가 최근 발간한 '2015 바이오산업 분야별 시장동향과 유망기술 개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산업은 11조3328억원을 기록하며 2013년 대비 25.46%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2013년 대비 바이오식품이 1조8757억원이 증가해 가장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에너지 및 자원(1조2840억원 증가), 바이오의약(7703억원 증가), 바이오전자(985억원 증가), 바이오화학(448억원 증가) 순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IT 산업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바이오의약품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 도전과 혁신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전후방 산업의 동반성장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변화와 도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익숙치 않은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우리 바이오산업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가능 할 것"이라며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이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연구를 진행하는 만큼 바이오의약품 개발 분야에서도 노하우가 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