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국에도 기념비적 건물 하나는 있어야 한다."
젊은 시절 일본에서 껌 사업을 시작으로 성공 신화를 만들어낸 만 93살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20여년 꿈이 한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신 총괄회장이 1987년부터 추진해 온 123층 규모의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의 마지막 층인 대들보가 22일 올라간다.
은퇴를 할 나이임에도 신 총괄회장은 '관광보국'(觀光報國)이라는 경영 철학으로, 40~50년 동안 바쳐왔던 한국에서의 경제적 기여에 대한 결실을 맺기 위해 123층의 건물을 짓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은 1988년 제2롯데월드 부지를 매입한 이래 26년간 제2롯데월드 건설을 추진해 왔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 경제주간지 '슈칸다이아몬드'와 인터뷰에서 "서울에 세계 최고 높이의 제2롯데월드를 짓는 것이 여생의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신 회장은 정권이 수차례 바뀌도록 끊임없이 제2롯데월드 건설을 시도했다. 인근 서울공항의 군용기 비행 안전문제 때문에 매번 벽에 막혔다. 하지만 결국 투자 규제완화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을 옮겨가며 마침내 인허가를 얻어냈다
신 총괄회장은 제2롯데월드를 건설을 위해 24년간 마스터플랜을 23차례 변경한 뒤 최종 설계도를 결정할 정도로 심사숙고했다.
신 총괄회장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장벽도 많았다. 인허가 당시 특혜 시비가 제기된 것은 당연했다. 건설 과정에서는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건물이 무너지거나 폭발 사고가 발생해 공사인력이 숨지는 사태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불안덩어리' '탐욕의 바벨탑'이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좌절하지 않았다. 재계도 제2롯데월드는 활력을 잃어가는 우리 경제가 모처럼 만나는 대형 투자프로젝트로 2만명의 고용창출효과와 10조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이런 신 총괄회장의 뚝심은 지난해 10월 완공에 앞서 저층부인 롯데월드몰 등이 임시 개장한 1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제2롯데월드는 안전사고, 메르스 등으로 휘청거리긴 했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고 이날 123층 마지막 대들보를 올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타워·몰은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건물로, 해외 초고층 랜드마크에 버금가는 관광지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완공 후에는 상시 고용인구가 2만명에 달할 것으로 대규모 경제유발효과와 세계적인 관광명소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이 '언제까지 외국 관광객들에게 고궁만 보여줄 것이냐. 세계 최고의 무엇이 있어야 사람들이 즐기러 올 것 아니냐'는 얘기를 바탕으로 최고층 빌딩의 꿈을 버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행해왔다"며 "내년 10월이면 신 총괄회장의 뜻을 이어 고난에서 굴하지 않았던 롯데의 초고층 빌딩이 완공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