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필리핀·말레이도 했는데…거래소 지주사 전환, 국회서 스톱

거래소 "스타트업·혁신벤처기업 육성 위해 자본시장 구조개편 시급"

국내 자본시장 개혁의 출발점이 될 한국거래소의 구조개편 방안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목 잡혀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구조개편이 완료되더라도 우리 자본시장은 해외 경쟁거래소에 비해 10년 이상 뒤쳐진 상황이다.

21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은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중이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 등 국회 정치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법안 통과가 안될 경우 현 정부 임기 내 법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총선 직전의 임시국회에서 통상 제대로 된 법안심사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 높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야 간 잠정 합의에 이른 현 시점에서 법안 통과에 실패한다면 다음 정부에서도 법안이 통과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 대립으로 거래소 구조개혁 방안이 늦어지는 사이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화에서 한국은 점점 소외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거래소들은 지난 2000년 중반 이전에 모두 구조개편을 완료하고 글로벌 인수합병(M&A), 신사업 진출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홍콩, 싱가폴, 일본뿐만 아니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신흥시장도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 등 구조개편을 마친 상태다.

반면 우리 자본시장은 구조개편이 해외 주요 거래소에 비해 10년 이상 뒤처져 더 이상 지연될 경우 아시아의 변방 시장으로 전락할 우려에 직면한 상황이다.

실제 WEF(세계경제포럼)의 '2015년 국가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종합적으로 26위로 평가됐으나 금융시장의 성숙도는 87위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특히 자본시장 관련 평가결과도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47위, 자본시장의 규제 안정성 78위로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자본시장은 핵심 인프라인 거래소의 구조개편, 경쟁력 강화 노력 등이 국제적 변화의 흐름에 크게 뒤처진 상황이다.

우리 자본시장이 해외와 경쟁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 개정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또한 우리 경제는 제조업 중심의 전통 산업만으로는 더 이상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성장 한계점에 봉착한 상황이다.

제조업 매출 증감률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각각 4.2%, 0.5%로 플러스를 유지했으나, 지난 2014년에는 -1.6%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재도약을 위해서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스타트업 기업의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거래소 최경수 이사장은 "해외 주요국은 경제 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 초기 혁신형 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스타트업 기업과 혁신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본시장의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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