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충격이 아시아 등 신흥국 증시를 중심으로 본격화 될 조짐이다.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 종료는 달러 강세 강화와 함께 가뜩이나 하락세를 걷던 국제 원자재 가격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34달러대(WTI 기준)까지 추락하는 등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원자재를 팔아 먹고 살던 신흥국들의 위기는 심화하고 있다. 전세계 투자자산의 대이동(머니무브)를 불러일으켜 신흥국, 원자재 시장 등에 더욱 충격을 주는 악순환이 연출될 수 있다.
실제 달러 강세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18일 신흥국 증시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18일 국내 증시의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30분 현재 전일대비 0.52%(10.35포인트) 떨어진 1967.63에 거래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KLSE 지수도 전일대비 0.56% 떨어진 1647.23에 거래되고 있고, 싱가폴 STI 지수도 0.69% 하락한 2841.37을 기록하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도 각각 0.99%, 1.07% 떨어지고 있다. 호주 증시도 0.33% 약세다. 대만 가권지수도 0.64% 하락한 8265.30를 기록중이다.
일본 증시도 약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0.46% 떨어진 1만9263.79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대비 0.02% 오른 3580.66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고 향후 강달러 현상이 강해지면 글로벌 투자자금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신흥국 증시의 자금 유출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정이 불안해진 산유국들의 중동계 자금이 신흥국에서 회수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부국증권 김성환 연구원은 "올해 신흥국 증시는 미국 금리인상 우려, 통화약세와 자금유출, 원자재 가격하락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며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기존 악재들의 영향력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의 안도랠리도 길게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원자재 가격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흥국 자금이탈, 강달려 압력에서 자유롭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금리인상 구간에서 국내 증시는 3개월 가량 조정이 있었다"며 "과거 주가 흐름 등을 고려할 때 국내를 비롯한 신흥증시의 반등시점은 1분기 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강달러는 신흥국들의 부채상환 부담으로 작용해 기초체력이 약한 신흥국들의 도미노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강달러 현살이 지속될수록 달러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국가의 부채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시장 일각의 기대와 달리 달러 강세 분위기는 지속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펀더멘털이 취약한 원자재 수출 신흥국의 금융시장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흥국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전날 나타난 안도랠리 추세를 유지하기에는 펀더멘털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달라지게 될 금융 비용 구조를 정부, 기업, 가계가 얼마나 잘 적응해 낼 것인지, 그 충격이 얼마나 완만할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지를 경험하는 시간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