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년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지만 인상 속도에 대해선 당초 예상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성향) 수준으로 나오자 증권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번 회의 결과는 국내 증시에 충격이 아닌 불확실성 해소 계기로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준(Fed)은 이틀 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예상대로 현행 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향후 금리 정책과 관련해 순응적(accommodative), 조절적 인상(only gradual increase), 당분간 장기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수준보다 낮게 유지(remain, for some time, below levels that expected to prevail in the long run) 등의 문구를 제시하며 온건한 기조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미 연준이 9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금리 정상화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오히려 완화되었다는 점에서 연말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도감이 형성될 가능성을 높
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12월 금리 인상이 선제적인 성격이며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12월 금리 인상이 결코 연준 통화정책의 긴축기조 전환이 아님을 시장에 표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재홍 연구원은 "12월 FOMC가 금리를 인상했으나, 시중금리 급등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12월 금리인상은 그동안 지속됐던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 계기이자, 미국 경기지표 개선에 대한 연준의 신뢰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진행된 가파른 달러화 강세가 완화되면서 원자재 가격의 급락이 완화되고, 한국 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이탈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는 달러화 가치와 물가가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있어 관건은 금리 인상 속도로, 인상 속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는 달러화 가치와 물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강달러를 심화시켜 원자재 가격 약세, 물가 상승세 둔화로 이어질 시 자연히 금리 인상 속도는 느려지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허진욱 연구원도 "향후 금리인상의 속도는 인플레이션에 좌우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로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내년 초 이후 발표되는 임금 및 인플레이션 지표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3월 FOMC를 앞두고 두 번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흐름 역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내년 3~4월 두 번째 인상을 예상하는 삼성증권 전망의 리스크는 국제유가 흐름"이라며 "옐런 의장이 기자회견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향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이하 수준으로 추가적으로 하락할 경우,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