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전세계적인 경기 부진 여파로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만큼 불유불급한 지출은 최대한 억제할 방침이다. 경영합리화를 통해 원가 절감은 물론 간접 비용 축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실적이 나지 않는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면서 실적이 좋지 않은 사업부를 통폐합하고 조직을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최근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에서 294명 승진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였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에게 12월25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총 10일간 의무 장기 휴가를 신청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9월 직원들에게 야근 최소화 방침을 공지하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근무 외 시간에는 서울 여의도 본사 사무실의 조명 조도를 기존 대비 50~70%, 근무시간에는 20%까지 줄이고 있다. 오후 8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일부 엘리베이터 운행도 정지한다.
포스코는 연 5000억원 비용 절감을 목표로 임원 급여를 반납·삭감하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이미 고강도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3일 임원회의를 열고 최길선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흑자를 실현할 때까지 긴축경영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의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전 사장단은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중공업 등 조선 관련 계열사에선 부서장까지 급여의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자금 확보를 위한 자사주 매각도 이뤄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인 FLC를 비롯해 자사주를 이미 매각했다. 서울 본사와 당산동 사옥 매각을 추진하는 등 비핵심 자회사 정리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를 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인력 감축의 일환으로 국내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1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임원은 약 30% 줄이기로 했다. 브라질 공장 생산 중단을 비롯해 해외 적자법인은 생산 중단과 판매 최소화 등을 할 계획이다.
해외사업 부실로 올해 3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실시한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전 직원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