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국제유가 38달러 아래로…엎친데 덮친 조선업계, 추가 타격 입나?

WTI ‘6년10개월래 최저치’ 37.75달러…OPEC 감산거부 탓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글로벌 경기 하강에 따른 업황 불황에다,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엎친데 덮친 격인 국내 조선업계에 추가 타격이 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해저에서 석유를 채굴하는 해양플랜트 사업의 경제성이 그만큼 더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나빠질대로 나빠진 만큼 단기적인 수주 실적엔 추가로 더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마진을 남길 수 있는 유가까지 올라가는 데 시간이 더 걸려 작금의 최악 국면이 오래 지속되는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마디로 당분간 조선업의 불황 탈출은 기대난망이라는 말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보다 2.32달러(5.8%) 떨어진 배럴당 37.6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9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7일 국제석유기구(OPEC)에서 원유 생산량을 현 수준에서 감산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데서 비롯됐다.

조선업의 경우 해양플랜트 수주가 실적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유가 하락은 곧 수주 부진으로 이어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애초 40달러선에서 맴돌고 있는 유가가 현 수준보다 더 떨어진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조선업은 유가의 하단보다는 이 같은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어차피 현재 수준에서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부진한 상황이기에 유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더 나빠진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일정 수준보다 낮은 유가일 경우에는 그보다 더 떨어지는 것보다는 그 수준이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가 핵심 포인트라는 판단이다.

정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유가 수준이 올라갈 수 있느냐다. 통상 조선업계에서는 채산성의 기준을 60달러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수준까지 유가가 올라가야 조선업황이 좋아질 수 있는데 현재로선 수요가 돌아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가뜩이나 오일 메이저 업체들의 투자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기에 내년 유가 방향성이 현재처럼 유지된다면 투자를 늘릴 필요가 없어 당분간 조선업 부진 탈출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의 유가 하락이 단기적으로 조선업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유가의 추가하락으로 향후 마진 한계선인 60달러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길어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KDB대우증권 이호승 연구원은 "올해 들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형 설비가 고작 한 개를 발주하는 데 그쳤고, 최근 들어 시추 설비가 취소되는 등 최악의 상황까지 몰린 상황"이라며 "현 시점이 제로베이스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일부에서 유가가 20달러선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발주는 어차피 최악의 국면이기에 큰 타격을 입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마진을 낼 수 있는 60달러까지 유가가 상승하는 데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최악의 상황이 더 지속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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