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필리핀에 수출한 첫 2대의 FA-50PH(한국 공군 운용 FA-50 기반의 수출기)가 필리핀 대통령이 직접 행한 '명명식'을 거쳐 남중국해에서 실전에 투입됐다.
7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 언론 ABS-CBN 뉴스에 따르면 지난 5일 파사이시티의 빌라모르 공군기지에서 FA-50PH 명명식이 열린 가운데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직접 '샴페인 샤워(브레이킹) 의식'을 행했다고 전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바티칸 방문을 마치고 이날 귀국하자마자 이 행사에 참여했고 정부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투기의 앞부분에 새로 딴 샴페인을 부어 탄생을 알리고 안전 운항을 기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제프리 델가도 필리핀 공군사령관은 "이 전투기들은 우리 나라의 영토, 영공 주권 및 배타적 경제수역의 법적 권리를 수호하게 될 것이며 해당 해역 공역에 대한 정찰과 감시 작전뿐만 아니라 재난 대응 등 여러 가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필리핀에 수출된 한국산 전투기 FA-50PH 2대는 지난달 28일 현지에 도착했다.
당시 볼테르 가즈민 필리핀 국방장관은 "필리핀군이 FA-50 도입으로 2005년 미국 노스롭 F-5 전투기 퇴역 이후 10년 만에 다시 초음속 전투기를 보유하게 됐고 우리는 다시 초음속 전투기 시대로 돌아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언급하는 등 필리핀 당국이 크게 반기는 분위기였다.
한편 군사예산 부족의 문제를 겪고 있는 필리핀은 작년 3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FA-50 12대를 4억2000만 달러(약 4855억원)에 도입하기로 했다.
나머지 10대도 2년 안에 필리핀에 인도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산 FA-50 전투기는 강력한 군사력을 배경으로 남중국해 지역 내 패권을 확립하려는 중국군과도 한판 승부를 겨룰수 있게 됐다.
FA-50은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기반으로 개발된 전투기로 최대 마하 1.5의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며 공대공·공대지 미사일과 일반폭탄, 기관포 등의 기본 무기가 탑재돼 있다.
아울러 합동정밀직격탄(JDAM)과 지능형확산탄(SFW)과 같은 정밀유도무기 등 최대 4.5t까지 무장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