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한 박병호(29)가 데뷔 첫 해부터 홈런포를 펑펑 터뜨리며 메이저리그에 또 하나의 국제시장 자유계약선수(FA) 영입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을까.
박병호는 지난 2일(한국시간) 미네소타와 구단 옵션 포함 5년간 최대 1800만 달러(약 209억원)에 입단 계약을 마무리했다.
미네소타 구단은 박병호 영입과 함께 그를 내년 시즌 지명타자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병호의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이끌어내며 또 하나의 국제시장 영입 성공사례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스포츠온어스'는 해외 영입 성공 사례를 소개하며 "미네소타는 박병호가 국제시장 FA 선수들이 MLB에 즉시 영향을 미친 최근의 사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온어스는 최근 해외 영입 선수 가운데 데뷔 첫 해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 5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루키 시즌에 높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록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28)도 이름을 올렸다.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포스팅(비공개경쟁입찰) 시스템을 거쳐 4년간 1100만 달러의 비교적 헐값에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는 자신에게 붙은 의문부호를 털어내며 올해 타율 0.287, 15홈런의 성적을 기록했다. 후반기에는 타율 0.310, 출루율 0.364, 장타율 0.548, 11홈런을 기록하며 9월 올해의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강정호의 WAR은 4.0이었다.
강정호 아래로는 2012년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로 타율 0.292, 23홈런, 82타점, 16도루를 기록해 4년 3200만 달러의 계약이 아깝지 않음을 증명했다. 세스페데스의 WAR은 3.9였다.
LA 다저스 류현진과 함께 2013년에 데뷔한 야시엘 푸이그가 3위에 올랐다. 푸이그는 104경기에서 타율 0.319, 출루율 0.391, 장타율 0.534, 19홈런,11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경기수는 적었지만 WAR 4.9를 기록하며 신인왕 투표에서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위는 2014년 데뷔 첫 해 WAR 5.5를 기록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호세 아브레유다. 그는 36홈런과 107타점을 기록하며 35홈런 이상, 35 2루타 이상을 친 역대 세 번째 신인 선수로 기록됐다.
역대 가장 큰 성공사례는 2001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스즈키 이치로(42.마이애미 마린스)다. 이치로는 2001년 타율 0.350, 242안타, 56도루를 기록하며 세 부문 모두 아메리칸리그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신인왕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수상한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여기에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까지 석권하며 이치로 돌풍을 몰고 왔다. 당시 이치로의 WAR은 무려 7.7이었다.
미네소타에서 주로 지명타자로 뛰게 될 박병호가 첫 해부터 위에 언급한 선수들과 같은 높은 WAR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본인의 장점인 장타력을 바탕으로 홈런 20개 이상을 쏘아 올린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