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패션업황 탓일까.
구본걸 LF 회장이 사면초가다. 소비경기 침체와 메르스 등 부정적인 영업환경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실적 악화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1일 구 회장은 LG패션에서 'LG'와 '패션'을 모두 지우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손자다.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이자 구본무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F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0% 소폭 상승한 2908억원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대비 55.1% 하락했다.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p 감소한 60.5%를 기록했고, 매출 부진에 따른 판관비 부담 증대로 영업이익률은 1.7% 둔화된 1.4%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LF의 3분기 실적을 반영해 연간 수익 예상을 하향 조정한다"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1.9%, 13.2% 하향한다"고 밝혔다.
또 박 연구원은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2.3%, 15.5% 하향 조정한다"며 "올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보다 5.0% 증가한 1조545억원을 기록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13.6% 감소한 964억원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뚜렷하게 나타난 극심한 소비부진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올해 진행했던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효과가 오히려 내년 1분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확대대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아직까지 내년에도 뚜렷한 신규 브랜드 론칭과 점포확대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확대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구조조정의 효과와 함께 효율적인 비용통제 등이 수익성에 일정 부분 일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형확대 없이는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박 연구원은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사명 변경 이후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전향 의지에 따른 신사업 영역의 불확실성 등으로 실적 성장 가시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존 의류사업의 경우 편집숍 채널 확장, 모바일앱 리뉴얼, 라푸마의 홈쇼핑 채널 진출 등 유통구조 다각화와 장기적인 원가절감을 위해 소싱업체 통합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박 연구원의 얘기다.
LF 관계자는 "LF는 내수 경기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지스, 라푸마 등 핵심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백화점, 가두 및 온라인 등 채널 별 강점을 살리는 유통전략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