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늬만 녹색' COP21 후원기업…"이미지세탁 노린 오염 주범"

46개 석탄발전소로 190메가톤 이산화탄소 배출

30일(현지시각)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1)'의 후원기업들이 '녹색 이미지 세탁'을 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COP21 후원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실제로는 환경오염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환경보호단체로부터 겉과 속이 다른 위선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담하는 교토의정서 채택 이후 18년 만에 이뤄지는 역사적인 총회에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변화의 주범들이 후원을 통해 연결되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게 환경보호단체들의 주장이다.

벨기에 브뤼셀에 기반을 둔 기업유럽관측소(Corporate Europe Observatory)의 운동가인 파스코 사비도는 "기업들이 이번 총회를 사업기회로만 보고 있다"라며 "총회후원으로 '녹색기업'인 척 하면서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보호단체들의 비난은 프랑스의 대표 유틸리티 기업인 엔지(Engie)와 EDF에 집중되고 있다.

환경보호단체 국제기업책무기구(CAI·Corporate Accountability International)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엔지와 EDF는 세계 곳곳에 총 46개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소유하고 있으며, 1년에 약 190메가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이는 벨기에 전국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비슷한 수치다.

CAI 패티 린 최고책임자는 "세계 최대의 오염유발자가 COP21 개최비용을 내도록 초대하는 것은 여우에게 닭장을 맡기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친환경에는 관심 없는 후원기업들이 이번 총회의 최종 합의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린피스 프랑스 대표 장-푸랑수아 줄리아드는 "기업들의 후원은 내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이번 후원기업들도 총회의 결과에 영향을 끼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와 UN은 대기업들의 후원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총회 비용 충당을 위한 것만은 아닌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크리스티나 피구에레스 UNFCC 사무총장은 "이번 총회의 성공은 정부 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인, 지역, 도시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온 기업들을 격려한 바 있다.

한편 엔지의 경우 더는 새로운 석탄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30개의 석탄화력발전소 계약은 유지하겠다고 밝혀 '위선적 기업'에 대한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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