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를 제조하는 화이자와 보톡스 제조업체 알러간이 이르면 23일 합병 소식을 발표할 것이라고 뉴스위크와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안 리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브렌트 손더스 알러간 CEO는 이날 합병 후 탄생할 새 회사 화이자간에서 자신들이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에 합의, 합병의 최대 걸림돌을 해결했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 합병이 곧 성사될 전망이다.
화이자와 알러간이 화이자간으로 합치면 자산 규모 3300억 달러(381조7440억원)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화이자의 알러간 인수 금액만 1500억 달러(173조52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새로 탄생할 회사의 CEO는 리드 화이자 CEO가 맡게 되며 손더스 알러간 CEO는 다른 고위직을 맡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은 전했다. 45살의 손더스는 대신 62살의 리드가 물러날 경우 새 회사의 CEO 직을 물려받게 된다.
화이자는 알러간 주식 1주 가격을 화이자 주식 11.3주에 해당하는 주당 364달러로 산정해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0월28일 알러간 주식 가격에 27%의 프리미엄을 얹어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두 회사의 인수 합병은 자산 규모 1130억 달러로 2180억 달러의 화이자보다 규모가 작은 알러간이 화이자를 인수하는 형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의 목적이 세금 절약에 있다는 것이 명백해 화이자가 알러간을 인수하는 것일 경우 조세 회피를 위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로 주소지를 옮겼다는 혐의로 미 재무부의 조사를 피할 수 없지만 알러간이 화이자를 인수하는 것이라면 재무부의 조사를 방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여러 측면에서 사상 최초를 기록하게 된다. 비아그라 제조사와 보톡스 제조사가 하나로 합치는 이번 합병은 우선 올해 이뤄진 인수 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이며 제약업계 인수 합병 가운데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이다. 종전까지의 최대 규모는 지난 2000년 화이자가 워너-램버트를 인수할 당시의 1160억 달러였다.
이번 합병은 또 많은 논란을 부르고 있는 조세 회피를 위한 인수 합병으로도 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미 재무부는 조세 회피를 위해 주소지를 해외로 이전하기 위한 인수 합병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으며 실제로 몇 건의 인수 합병 노력이 재무부의 노력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화이자간은 합병 후 신약 부문을 담당하는 부문과 오래 된 전통 약품을 담당하는 부문의 2개 부문으로 나뉘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자는 올해 제너릭 약을 제조하는 호스피라를 17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으며 알러간은 악타비스타를 인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