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기업 대표들은 20일 오전 서울 마포 가든호텔 2층 아이리스홀에서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정구용 인지컨트롤스㈜ 회장은 "좀비기업이라는 명명 아래 부채비율 등 획일적 기준을 적용해 기업을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투자를 촉구하면서도 적극적인 투자로 높아진 부채비율을 문제 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윤병은 아주산업㈜ 대표이사는 "고강도, 대구경 등 개선된 콘크리트 파일 수요가 크게 늘어났지만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기술개발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산업 발전 측면에서 조달청이 물량의 일부를 중견기업에 할당하는 등 방식으로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옥 기보스틸㈜ 회장은 "국내 철강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원가 이하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금감원은 철광, 조선, 석유화학 기업의 신용등급을 낮춰 이자비용 지급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며 "우리 철강의 심장인 고로의 불을 끌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호소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정부 예산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중견련이 효과적으로 활동을 펼치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자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예컨대 중견련이 마곡지구에 가칭 '중견기업 콤플렉스'를 설립·운영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중견기업 대표들은 뿌리산업 중견기업의 외국인근로자 고용 허용, 중견기업관련 이분법적 법령 정비, R&D 사업화 전담은행 사업의 중견기업 지원 확대 등 핵심 현안의 신속한 해결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윤상직 장관은 "중견기업들이 겪고 있는 애로의 종합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합리적 구조조정이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며 "대기업의 비핵심역량을 중견기업에 이전하고 규모 의존의 단순한 재편이 아닌 글로벌 역량을 갖춘 산업 분야별 전문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구조조정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지식경제부 차관 시절부터 중견기업국 신설을 비롯해 중견기업육성정책을 처음 시작한 사람으로서 중견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계속 함께할 것"이라며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정부와 각계, 국민의 인식 개선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에 더욱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법정단체 출범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중견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법·제도의 개선 성과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며 "중견기업 발전은 국가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인식의 전환과 이에 따른 합리적 정책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