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패션 사업이 3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정지선의 '한섬'은 신규 론칭한 자체 브랜드의 성장 등으로 수익성을 높였지만, 해외브랜드 비중이 높은 정용진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경기 침체와 환율 불안에 영향을 받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섬의 3분기(7~9월) 연결기준 매출은 12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55.7% 껑충 뛰었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영업적자가 지난해 3분기 6억원에서 올해 3분기에는 17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은 2300억원으로 4.5% 소폭 증가했다.
이들 회사는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패션 기업으로 두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오너들이 공들이는 사업으로 꼽힌다.
정지선 회장은 2012년 한섬을 인수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1980년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패션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섬 측은 "신규 브랜드와 기존 브랜드들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라고 밝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한섬을 인수한 뒤 브랜드들의 고급화, 명품화 전략을 강화해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TIME', 'MINE' 등 자체 브랜드를 지니고 있는 한섬은 국내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80% 정도로 높다. 신규 브랜드 또한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론칭한 자체 잡화 브랜드인 '덱케'는 월평균 매출 10억원을 웃돌고 있고, 올해는 '랑방'과 손잡고 선보인 '랑방 액세서리', 니트 브랜드 '더 캐시미어' 등을 론칭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출에서 수입·판매하는 해외 브랜드 비중이 45% 정도를 차지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길어지는 경기 침체와 환율 불안에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가을·겨울 매출 비중이 높은 고가 스포츠 의류 브랜드 '몽클레르'가 올해 초 합작법인을 설립해 실적에서 이탈한 결과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