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 이후에도 프랑스는 난민 수만명을 더 받아들일 전망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년 안에 난민 3만명을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다만 또 다시 파리 테러와 같은 위협이 없도록 신원 확인을 엄격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시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는 (난민 수용) 약속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프랑스를 '자유의 국가'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가 점령한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에서 도망쳐 나온 난민들을 "우리를 공격한 바로 그 세력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파리 테러 당시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자폭한 테러범 옆에서 시리아 난민 여권이 발견돼 난민 유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테러범들이 난민 행렬에 끼어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실제 처음 확인된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요 서방국 정상들은 지나친 우려를 잠재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해 시리아 난민 유입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공화당이 불안한 여론을 이용해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들이 3살 배기 고아들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하는데, 이는 정치 공세에 지나지 않는다"며 "난민 중 기독교인이라고 확인된 사람들만 받아들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테러 때문에 공포와 패닉에 빠진다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극도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위험을 부풀려 생각할 때는 좋은 결정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