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영국군의 공습을 시리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다음 달 중 하원 표결에 붙이겠다는 의지를 17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을 통해 강력히 시사했다.
텔레그래프는 캐머런 총리가 이날 하원 연설에서 "파리 테러를 계기로 군사개입 확대가 부득이해지고 있다"면서 "영국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점증하는 위협에 맞서기 위해 시리아 락까에 있는 '뱀 머리'를 타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또 "영국을 보호하는 부담과 위험을 다른 나라라가 지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뒤로 물러나 상황이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영국 국민을 보호할 수없다"면서 "우리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행동해야하며 그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의 이날 발언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총리가 12월에 시리아 폭격 확대 방안을 의회 표결에 부쳐 승인받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또 총리가 수일 내에 시리아 폭격 확대 방안에 대한 문건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영국 국방부는 시리아 군사개입 확대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보수, 노동, 자민당 지도부를 상대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텔레그래프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집권 보수당의 의원 20여명이 시리아 폭격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야당 노동당 의원 30여명의 지지표를 얻어 결국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캐머런 총리는 앞서 지난 10월에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라크에 집중돼있는 이슬람국가(IS) 폭격작전을 "시리아로까지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그는 의회에 시리아 폭격 승인안을 제출해 승인을 받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앞서 지난 2013년 캐머런 총리는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인명피해가 급증하자 의회에 폭격 승인을 요청했다가, 의회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한 적이 있다.
영국군의 공습은 현재 이라크에 집중돼있다. 그러나 지난 9월 초 캐머런 총리는 의회연설에서 시리아에서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 IS에 대한 공습을 단행해 IS 전사 3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그는 8월 21일 락까에서 영국 공군 무인기가 영국 출신의 IS 전사인 레야드 칸과 루훌 아민을 정밀 타격해 3명을 사살했고, 민간인 희생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회 승인 없이 정부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공습에 대해 야당이 진상 조사를 요청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