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스타는 게임의 무한변신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15일 오후 6시 나흘간의 일정을 끝낸 '지스타 2015'는 게임의 미래상을 그리게 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게임은 게임의 진화 방향을 고민하게 했으며 인기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을 소재로 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은 게임의 색다른 변신으로 시선을 끌었다.
지스타 기간 연이어 열린 e스포츠 대회는 게임이 단순한 놀이 수단이 아닌 문화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지스타 최고의 인기 콘텐츠는 VR 게임이었다. 많은 관객이 1~2시간의 긴 대기 시간을 감수하며 VR 게임 체험을 기다렸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콘솔 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VR'을 선보였다. VR 헤드셋을 쓰고 게임기를 연결하면 온 시야가 게임 화면으로 둘러싸인다.
고개를 좌우로 돌릴 때마다 게임 화면이 변하는 입체적 게임 경험은 많은 플레이어들을 열광시켰다.
엔비디아는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의 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로 관객 몰이를 했다. 넥슨은 삼성전자와 손잡고 VR 게임 체험존을 꾸렸다.
뮤지컬로 변신한 게임도 주목받았다. 엔씨소프트는 지스타 개막 둘째 날인 지난 13일 부산 영화의 전당 특설무대에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초연했다.
이 작품은 엔씨소프트의 인기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중심 캐릭터 '진서연'을 소재로 했다.
진서연은 청순가련한 모습과 달리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줄곧 주인공을 위협하는 악당이다. 악한 기운이 없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숨을 거두는 게임 결말은 수많은 팬을 안타깝게 했다.
엔씨소프트는 인기 캐릭터 진서연을 뮤지컬로 부활시켰다. 제작 기간만 6개월이 넘는다.
뮤지컬 총감독은 우리나라 뮤지컬 1세대 배우인 남경주가 맡았다. 다수의 흥행 뮤지컬을 만든 김종현·김서룡 교수도 연출에 참여했다.
진서연 역할은 인기 뮤지컬 배우 리사가 연기했다. 이밖에 김한재, 손하윤, 이든 등 주목받는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참여하며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건물 외벽이나 무대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 파사드 기술, 다양한 디스플레이로 액션을 표현하는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등 최신 공연 기법을 적용하며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지스타 기간 내내 열린 굵직한 e스포츠 대회는 부산을 게임 팬들의 성지로 만들었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 전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월드 챔피언십을 지난 13일과 14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했다.
14일 열린 결승전에서 우리나라 대표 김신겸이 우승상금 4000만원과 초대 챔피언의 영예를 안았다.
넥슨은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엔조이 페스티벌 2015'를 개최했다.
넥슨과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 일렉트로닉 아츠가 함께 진행한 이 행사에서 인기 온라인 축구 게임 '피파 온라인3 아시안컵' 개막식이 열렸다.
지난 14일에는 네이버가 후원하고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주최한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컵'이 펼쳐졌다.
라이엇게임즈가 개발·배급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는 우리나라에서 3년째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인기 온라인 게임이다.
한편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올해 지스타가 지난해보다 많은 관람객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스타조직위에 따르면 개막 3일 차인 14일까지 관람객이 15만2566명 다녀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증가한 규모다.
관람객이 지스타 마지막 날에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만명 넘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