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국내 펀드 수 세계 1위…규모는 '최하위'

소규모 펀드의 난립으로 한국 시장의 펀드 숫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투리 펀드의 난립은 효율적인 운용의 걸림돌로 작용,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펀드 시장의 구조조정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15일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국내 펀드상품은 총 9857개로 조사 대상국 46개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에 이어 펀드 수가 많은 곳은 룩셈부르크(9466개), 브라질(7863개), 미국(7605개), 프랑스(7249개), 일본(4681개) 등이었다. 

하지만 국내 펀드시장 규모는 최하위권을 나타냈다. 

한국의 펀드 순자산은 2818억달러로, 펀드당 순자산은 2859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불가리아(472만달러), 칠레(1554만달러), 슬로베니아(1962만달러), 파키스탄(2109만달러) 다음으로 가장 작은 것이다. 

펀드 수가 두 번째로 많은 룩셈부르크의 경우 펀드당 순자산이 3억300만달러였다. 미국(1881억달러), 영국(575억달러), 일본(166억달러) 등도 순자산 규모가 100억달러를 웃돌았다. 

이처럼 펀드 규모에 비해 펀드 수가 많은 것은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가 많기 때문이다. 

규모가 지나치게 작은 소규모 펀드는 펀드투자의 핵심인 '분산투자'가 어렵고, 운용사의 관리도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1년 6월부터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에 대한 청산 작업을 유도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해마다 자투리 펀드가 무더기로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100억원 미만 공모펀드는 총 2093개로 전년대비 오히려 2.8% 증가했다. 

박창욱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유행에 휩쓸려 펀드를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자산운용사와 소규모 펀드 청산을 외면하는 판매사의 협조가 동시에 필요하다"며 "하지만 판매사들은 펀드를 없애면 사후 고객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청산을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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