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롯데사태, 새 국면…"측근부터 제거하라"

경영권 분쟁 2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신동주·동빈 형제가 가장 먼저 날선 칼을 들이댄 곳은 상대가 의지할 수 있는 '최측근'이다.

포문은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이 열었다. 그는 지난달 19일부터 일명 '신동빈 측근'을 솎아내기 작업을 본격화했다.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19일 오후 7시30분께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일민 전무를 직접 불러 공식적으로 해임을 통보했다. 롯데그룹 이 전무는 통보를 받은 후 집무실을 떠났다.

이날 해임된 이 전무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신동빈 롯데 회장을 보필한 '신동빈 사람'으로 분류된다. 신 총괄회장을 24년 보좌했던 김성회 전무 뒤를 이어 지난 8월에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비서실장 겸 전무에 법무법인 두우의 나승기씨를 선임하며 호텔롯데 34층을 장악했다.

신동주 회장 측에서 측근들에게 칼을 들이밀자 신동빈 회장 측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은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계열사 대표를 통해 신 총괄회장 집무실 관리를 본인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은 신동주 회장 측에 34층 집무실에서 신 총괄회장과 회사 직원인 비서팀이 아닌 외부인은 퇴거해달라고 통보했다. 이에 불응할 경우 민형사상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이사와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이사는 신동주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SDJ코퍼레이션 민유성 고문과 정혜원 홍보담당 상무를 명예훼손, 업무방해 및 공동주거 침입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지난달 30일 고소했다.

이 대표이사와 송 대표이사는 민 고문과 정 상무가 지난 10월부터 진행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롯데그룹의 명예를 훼손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후 양측은 측근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자제하며 한동안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잠잠해질 것 같았던 파도는 또 다시 신동주 회장 측에서 신동빈 회장 측근을 겨냥하며 크게 출렁거렸다. 이번에는 일본에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그 대상이었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12일 일본 도쿄 페닌슐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쓰쿠다 사장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잘못된 사실을 보고해 자신을 일본 롯데의 모든 자리에서 내쫓았다"며 경영권 분쟁 원인을 제공한 인물로 지목했다.

신동주 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비롯해 롯데그룹 일본 계열사 44곳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본에 제기했다. 신동주 회장이 일본에서도 신동빈 측근 잘라내기 작업에 돌입한 셈이다.

현재 롯데 그룹에서는 오는 14일 하반기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한 듯 반격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면세점 특허권 심사를 앞두고 신동주 회장 측이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것은 본인만 생각하는 모습"이라며 "롯데라는 기업을 생각한다면 저렇게 행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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