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한전부지 개발 내 변전소 이전·증축을 불허했던 서울 강남구(구청장 신연희)가 5개월 만에 입장을 바꿨다.
강남구는 12일 "한전부지의 새 주인이 된 현대차그룹을 적극 환영하고 세계 최고의 GBC를 조성하는데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부지 내 변전소의 이전을 허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옛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사용처를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강남구는 현대차그룹이 GBC(Global Business Center) 개발에 앞서 지난 6월 제출한 옛 한전 별관동 건물 지하에 있는 3924m² 규모 변전소에 대한 이전·증축 신청을 반려했다.
강남구는 이전·증축 반려 이유로 건축물 신축 허가를 위한 지구단위 계획 미확정을 들었지만 실제로는 공공기여금 사용처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는 이 공공기여금이 옛 한전부지 인근 영동대로 개발에 우선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송파구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시에 연일 불만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서울시와의 협상을 원활하기 위해 이전·증축 허가권을 남용, 글로벌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강남구는 이날 변전소 이전·증축을 허가하면서도 영동대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았다.
강남구는 "구 한전부지에 초대형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와 호텔, 대규모 공연장 등이 완공될 때 맞은편의 한국무역협회와 쌍벽을 이뤄 영동대로는 세계적 관광명소가 됨은 물론이고 한국무역협회와 현대차를 찾는 세계 경제인들로 붐비는 세계 최고 반열의 경제중심 거리가 되어, 대한민국 경제에 365일 활력을 불어넣는 용광로 기능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영동대로의 지하 교통망 등 기반시설 확충 없이는 향후 영동대로에서 점화하는 경제열기를 지속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영동대로 개발은 절대 지역이기주의 발상이 아니고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장 영양가 있고 시급한 영순위 기폭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