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명희·정용진, 면세점 특허권 선정 앞두고 100억 기탁…승부수 통할까

신세계그룹이 하반기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심사를 사흘 앞두고 승부수를 던졌다.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은 11일 본인의 사재에서 60억원을 출연,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했다. 그룹 임원진 40억원을 포함해 총 100억원 규모다.

이번 하반기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 그룹이 마지막 쓸 수 있는 카드로 '오너의 돈 보따리 풀기'를 꼽았다. 하지만 경쟁 기업 오너들과는 달리 이 회장과 정 부회장은 그동안 대중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통가에서는 이 회장과 정 부회장이 서울시내 면세 사업에 대한 진출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장과 정 부회장은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심사가 다가오자 승부사 다운 기질을 보였다. 

포문은 정 부회장이 열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일 저녁 속초 신세계 영랑호 리조트에서 진행된 대졸 신입 1년차 연수캠프에 참석, 면세점 획득을 위해 신세계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사실상 면세점 선정을 일주일 앞두고 총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나 다름없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콘텐츠 중심의 시내면세점 조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시내 면세점의 경우, 세계 어디를 가나 만날 수 있는 비슷비슷한 면세점을 만들어선 안 된다"며 "오직 신세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어메이징한 콘텐츠로 가득 찬 면세점을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면세점을 선보여야 한다"며 "해외 비즈니스맨들이 신세계 면세점을 방문했을 때 사업적 영감을 얻어갈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국내 고객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고객까지도 신세계가 만들면 항상 뭔가 새롭고 재밌을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줘야 한다"며 "이런 신뢰감을 갖게 된다면 우리가 굳이 값비싼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세계 곳곳의 고객들이 신세계란 브랜드에 열광하며 찾아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가 만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콘텐츠로 우리나라 고객 뿐 아니라 전세계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 새로운 세상을 보여줘야 한다"며 "백화점, 이마트, 프리미엄아웃렛 등 기존 유통채널은 물론 그룹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개발중인 복합쇼핑몰과 면세사업에서도 신세계다움을 심어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면세점 선정을 사흘 앞둔 이날 이 회장과, 정부회장 등은 '청년희망펀드'에 총 100억원을 기탁했다.

이 회장은 "기업이 곧 사람이라는 선대회장의 가르침에 따라 항상 인재양성과 사람에 대한 투자를 경영의 근간(根幹)으로 여겼다"며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일자리를 늘려 사업보국(事業報國) 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 여기기 때문에 이번에 사재를 출연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는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범사회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 미래세대가 꿈과 열정을 갖고 '희망의 새 시대'를 준비할 수 있도록 그룹차원의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또 "취업난과 불안정한 일자리 문제로 미래세대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현실에 기업인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재 출연으로 신세계도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내보였다. 신세계 측에서도 다른 그룹과 마찬가지로 사재를 출연하면서까지 면세점 사업권 획득이 절실하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하반기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는 오는 14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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