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존슨앤존슨의 제약부문 회사인 얀센(Janssen)과 기술 수출계약을 하는 등 올해만 4건의 대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제약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약품 주식은 지난 5일 54만7000원에서 9일 82만4000원으로 50.6% 상승했다. 그 뒤 10일에는 4만원(4.85%) 내린 78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5일에 비해 여전히 43.3% 오른 상태다.
11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이 다국적 기업인 일라이릴리(Eli Lilly), 뵈링어잉겔하임(Boeringer Ingelheim), 사노피(Sanofi)에 이어 얀센과의 연속적인 기술 계약 성과를 이룬 것은 꾸준하게 연구·개발(R&D)에 투자한 성과라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 구완성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다국적 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LAPS(지속형) 기술이 적용된 제형 옥신토모듈린(Oxyntomodulin)의 임상 1상을 독자적으로 진행 중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속도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김태희 연구원은 "꾸준한 연구·개발이 영업이익으로 이어질 경우 더욱 풍성한 연구·개발 활동과 사업 확장이라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설 수 있다"며 제약업계의 이상적인 구조를 설명했다.
이 같이 제약업계의 연구·개발과 기업성장이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보니 국내 제약회사들은 최근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늘려가며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R&D에 투자를 집중하는 제약회사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지난 상반기에만 매출액의 20.6%에 달하는 946억원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63개 상장제약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 셀트리온이 769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29%, 대웅제약(471억원), 녹십자(447억원), 종근당(409억원) 순이다. LG생명과학도 지난 상반기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생명과학의 경우 B형간염 등 5개 질병을 동시 예방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밖에 ▲종근당은 비만치료제 ▲녹십자는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코오롱생명과학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동아ST는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등 신약 연구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SK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국내 제약회사들은 일반적으로 1년에 800~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며 "연구·개발 투자가 꼭 영업성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개발 투자를 분석해보면 어느 정도 성과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한미약품의 '대박' 계약 체결로 제약주에 관심이 끌리고 있지만, 종목별로 어떤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개별적인 종목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