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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뽑아놓고 사비로 훈련하라?'…갈곳없는 싱크로나이즈 대표 선수들

크로나이즈드 스위밍(싱크로나이즈)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한수영연맹의 방치속에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사비로 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올림픽 예선 등 굵직한 국제 대회가 코앞이지만 대한수영연맹은 어찌된 일인지 무대책으로 일관, 스포츠 관게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10일 뉴시스 취재 결과 수영연맹은 싱크로나이즈 국가대표를 선발하고도 감독을 선임하지 않고 훈련장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수영연맹은 지난달 20일과 21일 이틀간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2016 국가대표 선발전'을 개최해 4명의 선수를 뽑은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이들을 이끄는 감독과 코치도 없는 상황이다. 충북 진천군에 있는 선수촌도 사용하지 못해 선수 개별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싱크로나이즈 관계자 A씨는 "(선수들이) 지금 사설 클럽에서 사비로 훈련 중인데 이럴거면 국가대표 선발전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은 서울과 부산 등 각지에 흩어져 있다"며 "듀엣을 하려면 지금부터 함께 연습을 해야 하는데 감독도 없고, 언제부터 훈련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도 "당장 내년 3월에 올림픽 예선을 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지금 3주째 운동을 못하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연습을 해서 기량을 높여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전직 싱크로나이즈 국가대표 코치 C씨는 "선수 선발이 끝나면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뽑아놓고는 함흥차사"라며 "다른 나라 같은 경우는 올림픽 예선 6개월 전에는 (대회에서 선보일) 작품이 나오고 연습에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C씨는 "작품 짜려면 음악도 있어야 하고 편집도 해야하는데 지금도 이미 많이 늦었다"며 "내년 1월에 대표팀을 꾸린다면 그건 이미 대회를 포기한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작 문제를 해결해야할 수영연맹과 산하기관인 싱크로나이즈 위원회는 아무런 대책조차 없는 실정이다.

수영연맹은 "선수들이 '2016년 국가대표' 신분이기 때문에 내년이 되기 전에는 사실상 훈련을 받을 수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입장만 내놓았다.

이는 지난 5월 수영연맹 내부에서 드러난 비리 사건 발단이 됐다.

전직 수영연맹 이사이자 싱크로나이즈 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모씨가 국가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 학부모들에게 개인레슨비와 작품비, 활동비 명목으로 3억원대 돈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재 김씨는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다만 기소과정에서는 김씨가 7000만원 상당만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김씨가 맡았던 수영연맹 산하 싱크로나이즈위원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겨져 있다.

수영연맹의 국가대표 선수단 관리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3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선수단 지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 수영연맹은 기존의 2015년도 국가대표 선수단을 그대로 둔 채 별도의 선발전을 치러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선수를 선발했다.

당시 세계선수권 대표 선발전에서는 2015년 국가대표가 모두 탈락하고 전원이 새로운 선수로 발탁됐다. 연맹은 당시 세계선수권 대표단이 임시 국가대표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않았다.

취재 결과 이들에게는 비행기표와 시합비용, 유니폼만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진천선수촌의 훈련 공간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은 각자 소속된 클럽 코치에 의해 지도를 받았다.

이에 대해 수영연맹은 "전년도 성적을 종합해 국가대표를 뽑는 기존 방식을 전면 폐지하고 선발전에서 뽑힌 선수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영연맹 김동권 국장은 "빠르면 이번주 수요일이나 목요일 중으로 국가대표 감독 지원 공고가 나갈 것"이라며 "지도자가 선임이 되면 언제 (훈련을) 시작하는 게 효율적인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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