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사회가 머리를 맞댄 가운데 이란이 시리아 평화 회담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시리아 평화 회담에서 시리아 국민들의 역경을 다루지 않고 정치적 논쟁만 오고간다면 이란은 회담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며 고 밝혔다.
후세인 아미르 압둘하인 이란 외무부 차관도 이란 ISNA 통신에 "회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몇몇 나라들은 부정적이고 건설적이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란은 회담 내용이 유익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며 "다른 나라들도 실효성 없는 대화는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30일 이란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시리아 평화를 위한 고위급 회담에 처음 참여했다. 회담에는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 등 17개국이 참여했다. 회담 참여국들은 이란과 경쟁 관계에 있는 사우디와 막후 협상을 벌인 뒤 러시아를 통해 이란을 초대했다. 이란과 사우디는 각각 시아파, 수니파 맹주로 지역 라이벌 관계다.
이란의 회담 참여는 25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시리아 내전을 끝낼 수 있는 잠재적인 가능성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회담에 참여한 지 3일도 채 되지 않아 이란은 사우디가 시리아 평화 회담에서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계속 참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리아 내전에서 이란과 러시아 등 국가들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반면 사우디와 미국 등은 시리아 온건 반군을 지지하고 있다.
이란은 시리아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수백명의 군사고문단을 보내 반군을 격퇴하는 데 도움을 줬다. 러시아도 지난 9월30일부터 극단 무장조직을 타깃으로 시리아 공습을 개시했지만, 시리아 반군을 겨냥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란과 반대편에 서 있는 사우디는 아사드 정권이 '전쟁 범죄'를 일으키고 있다며 비난하는 온건 반군 세력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역시 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는 정권 이양기 동안 아사드 정권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란과 사우디는 시리아 내부 문제를 두고 서로를 비난하는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국영 IRNA 통신에 "사우디가 현실을 인지하고 방해공작을 멈춘다면 시리아에 산적해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아델 알 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이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이란 군대는 아사드 정권이 정권을 이양해 분쟁을 끝낼 수 있는 과정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주바이르 장관은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에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