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한지일(68)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가수 계은숙(53) 구명운동에 나섰다. 그것도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브라이언 박에 따르면, 현지에 머물고 있는 한지일은 한국 법원에 계은숙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내기 위해 한인 동포들을 찾아다니며 서명을 받고 있다.
브라이언 박은 "한지일씨는 계은숙씨의 삶이 평탄지 않았던 자신의 삶과 너무도 닮아 있다고 하더라. 스스로도 죄를 짓고 감옥생활을 해보고, 대중의 눈에서 영원히 사라진 적도 있으며, 심해 깊숙이 내동이쳐져 누구도 찾을 수 없는 은둔의 생활에 몸부림도 쳐 본 사람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도 계은숙씨와 자신의 공통점이라고 하더라."
"한지일씨는 계은숙씨의 소식을 접하면서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꼈을 것"이라며 "선처를 바라는 서명운동이 설령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도 못한다 해도,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려는 마음은 사회의 무관심에 한 줄기 희망과 빛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근 건강 악화로 입원을 했던 한지일은 1970~80년대 톱스타다. 지난 5월 '2015 국외 이북도민 고국방문단'에 황해도민 자격으로 초청받아 8년 남에 조국을 다녀가기도 했다. 시카고에서는 온갖 허드렛일로 생계를 이으면서도 독거노인 돌보기, 탈북자 돕기, 자살방지 운동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남루한 옷차림으로 한인가게들이 밀집한 곳을 바쁘게 돌아다니며 계은숙을 위한 서명을 받는 한지일의 모습을 많은 한인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엔카의 여왕' 계은숙은 지난해 초 32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하지만 필로폰 투약 혐의와 마약 소지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