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업들 자기 주식 사들인다…올 상장사 자사주 취득 결정 77件

올해 유가증권과 코스닥에서 상장사들은 80건 가까운 자사주 취득 결정을 내렸다.

최근 삼성전자까지 약 11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 결정을 하면서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러시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서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회사는 지난 1월2일 KSS해운을 시작으로 모두 77곳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 주가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통 주식수가 감소하는 만큼 1주당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자사주 매입으로 지분율 상승에 따른 경영권 방어 효과, 다른 주주에 대한 상대적인 배당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7월23일 삼성물산과 합병한 제일모직이 자사주 250만주를 취득한 것이 대표적인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 사례다.

올해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한 기업은 지난 1월13일 현대백화점과 대신증권, 3월2일 제일기획, 8월28일 SK, 9월23일 현대모비스 등 굵직한 곳이 많았다.

10월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연달아 자사주 매입 결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기업소득환류세제에 대한 절세 효과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소득환류세제에 따르면 당해 소득 80% 중 배당과 투자, 임금상승분 등을 제외한 금액에 10% 세율이 부과된다.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발생하는 배당 확대 효과로 절세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자사주 취득한 뒤 한 달 내 소각하게 되면 이를 배당금으로 인정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장희종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기업 입장에서 매년 지급되는 배당 보다 더 융통성 있는 주주환원 수단"이라며 "주주 입장에서도 세금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소각 없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 기업의 장기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총 발행 주식 수가 감소, 자본금의 변동 없이 1주당 가치가 늘어나게 된다.

반면 소각 없는 자사주를 매입은 배당 확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없고, 항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장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교보증권 김지혜 연구원은 "금융위기 당시 급격하게 줄었던 자사주 매입이 지난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면서도 "이익 소각으로 연결되지 않는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장기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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