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사주를 11조원 어치 매입한 뒤 소각하는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다른 대기업들의 확산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9일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1조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회차로 30일부터 3개월간 4조2000억원의 보통주 223만주와 우선주 124만주를 사들여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정책으로 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라며 다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소각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올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과거 자사주 매입이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은 기업들이 매입한 주식을 소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이번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주환원과 관련해서 좋은 선례를 남겼으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코스피 자사주매입은 작년에 비해 최소 2.4배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정부가 2017년까지 3년간 시행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에 부합하는 만큼 다른 대기업들도 기업소득환류세제 영향으로 자사주 매입 확대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기업소득환류세제는 당해 기업소득의 80% 중 배당, 투자, 임금상승분 등을 제외한 금액에 10% 세율을 부과하는 세금이다. 기획재정부는 자사주를 취득해 1개월 내로 소각하는 경우, 이를 배당으로 인정해준다.
신한금융투자 김영환 연구원은 "기업소득환류세제로 인한 주주환원정책 확대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배당은 일단 늘리면 다시 줄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다수의 기업들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자사주 매입 증가가 2017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주식자산 승계율이 낮은 그룹 계열사와 잉여현금흐름이 많은 종목들의 자사주 매입이 늘어날 여지가 크다"며 "지난 2010년 이후 자사주 매입 증가는 미국 증시상승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김재은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기업소득환류세제와도 부합한다"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기업소득환류세제의 차감항목에 포함되는 것"이라고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배당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다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소각 공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