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해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의 공급 부족이 지속된 가운데 월세시장은 가격은 떨어지고, 거래량은 늘어난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임차인이 월세를 선호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집주인이 월세로 임대물건을 내놓고 있어 전세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월세로 이동하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
부동산114의 '코아피(KOAPI)'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에 따르면 2013년 4분기 115.17p을 기록, 2012년 4분기(118.78p) 대비해서는 -2.87% 하락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처음 하락한 것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과 금융위기 직후 인 2009년에도 월세지수 상승을 유지하던 서울 월세시장은 8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의 아파트 월세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거래량은 오히려 증가한 한 해였다.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량은 3만4696건으로 2012년 2만7334건에 비해 7362건(26.9%)늘어났다.
최근 3년간 서울 아파트 임차거래량은 전세의 경우 2011년 11만5996건에서 2013년 10만4826건으로 줄어든 반면, 월세거래량은 2011년 2만7777건에서 2013년 3만4696건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임차시장이 거래와 가격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임대주택 공급자들이 전세보다는 월세가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전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집주인 입장에서는 월세가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매달 지불해야 하는 월세가 더 큰 부담이기 때문에 월세계약을 꺼리고 있는 것.
이렇다 보니 전세는 공급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월세 공급은 증가. 이에 따라 전세는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파른 가격 상승이 나타내고 있는 반면, 월세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률은 2013년 4분기 6.12%를 기록, 2009년 -1.00%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114 최성헌 책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가 8년 만에 하락한 가운데 거래량은 늘어났다. 하지만 임차인이 월세를 선호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임차인들은 월세보다 전세를 더 선호하지만 집주인은 월세로 임대물건을 내놓고 있어 월세와 전세 양쪽 모두 수급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금융지원 및 주택임대사업자 확대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임차 수요자의 전세선호현상이 바뀌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차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정부는 현재의 임대차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임대시장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