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삼성엔지니어링 '자본 잠식'…금투업계도 '쇼크'

삼성엔지니어링 자본 잠식에 투자 의견 이례적 '줄하향'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투자 의견을 이례적으로 연이어 낮추기도 했다.

23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사업의 원가율 조정 등의 영향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 3분기 자기자본이 3746억원 미달되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앞서 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부진을 예상하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어닝 쇼크는 예상 이상이라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동부증권 조윤호 연구원은 "3분기에 반영된 손실 규모는 예상을 벗어난 수치"라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 증자를 발표했지만, 이는 자본잠식에 따른 결과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KDB대우증권 박형렬 연구원은 "3분기 전액 자본 잠식에 들어갈 정도로 대규모 손실을 반영했다"며 "기업의 영업 가치 평가 이전에 자본 확충이 먼저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일(22일)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잠정 영업 손실이 지난해 대비 적자로 돌아선 1조5127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1.2% 감소한 8569억1200만원, 당기순손실은 1조334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중동 지역 사업에서 원가율 조정에 따라 손실이 발생, 유가 하락 등 대외 변수가 그 폭을 키웠던 결과로 해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일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을 강등,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내년 3월말까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1조2000억원 유상증자를 진행, 장부가 기준 3500억원 상당의 사옥 매각 등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또 인력구조를 재정비해 2016년까지 임직원 20%를 축소할 계획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비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NH투자증권 강승민 연구원은 "이번 상처를 치유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 효과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KTB투자증권 김선미 연구원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문제"라며 "당분간 저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유상증자와 사옥 매각, 인력 구조조정이 일시적인 처방은 될 수 있겠지만 근본 대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결국 실적 개선이 없는 한, 삼성엔지니어링이 마주한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이들은 전했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연구원은 "증자와 사옥 매각되면 자기자본은 다시 1조원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부채비율은 여전히 400%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여 실적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이선일 연구원은 "규모와 손실 폭이 가장 컸던 프로젝트 2개가 마무리되면 다시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우디 마덴의 경우처럼 완공 후 생산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마칠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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