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노사협상' 올해 넘기나

노-사 임단협 견해 차이 여전한 가운데 노조 집행부 임기 지난 9월말로 끝나

임단협을 둘러싼 현대자동차의 노사 갈등이 올해 안으로 정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경훈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 임기(2년)가 지난달 30일 끝난 상황에 새 집행부를 꾸리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조 집행부는 6월 사측과 임금 및 단체 협약 교섭(임단협) 상견례를 가진 후 9월22일까지 29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집행부가 임기 내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은 1987년 노조 설립 이래 처음이다. 

여기에는 내부적인 노조 갈등도 작용했다. 일부에서는 현대차의 임단협 파행 원인 중 하나로 차기 지부장 선거를 겨냥한 일부 현장에서의 집행부 흔들기를 꼽는다. 매년 협상이 마무리될 즈음 생산 현장 노조원들은 노사 간 잠정합의안이 나오기 전에 조합원을 대상으로 현장 부결 투쟁을 주도해왔다. 

현장 노조원들은 지난달 21~22일 노사가 추석 전 타결을 위해 집중 교섭을 벌이던 당시 울산공장 본관 협상장 앞에서 집회를 열어 "임금피크제와 새로운 임금체계를 받아들이면 안된다"며 노조 집행부를 압박한 바 있다. 

현대차 노조에는 크게 5~6개 현장 조직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은 지부장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임단협의 성과가 현 집행부에 돌아가지 않도록 교섭 파행을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우리 조직에서 지부장이 나와야 한다'는 목표를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이달 안에 6대 집행부 선거 후보를 확정 지을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이경훈 집행부가 임기를 연장해 임단협을 지속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지만, 그가 차기 선거에 나오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터라 선거 출마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노조는 이달 말까지 후보 등록을 마치고 11월 중순께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차기 집행부 체재가 재정비된 후 임단협 교섭에 나서는 것은 12월께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가 통상임금, 임금피크제, 임금인상안을 놓고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면서 "새 집행부가 꾸려지는 연말부터 노사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노사가 서로 한 발짝씩 양보하지 않는다면 임단협 교섭이 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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