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롯데家 경영권 뒤흔든 신격호의 '말말말'

롯데그룹 경영권 싸움이 '접입가경'이다. 

장남인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올 초 일본롯데 경영권에서 물러나면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차남인 신동빈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장남의 쿠데타로 격랑에 휩싸였다. 신동주 회장은 줄곧 일련의 상황이 아버지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은 8월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면서 원톱체제를 굳히는 듯 했으나, 형이 다시 반격을 시도했다. 이번에도 부친을 등에 업었다. 

롯데가(家)를 뒤흔드는 신격호 총괄회장, 그동안 무슨 '말'을 했을까.

◇"신동빈, 일본롯데홀딩스 그만두게 했다."

신동주 회장은 7월30일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부친과 대화를 나눈 육성을 공개하며 '장남 후계자론'을 뒷받침했다. 더불어 부친이 본인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임명한다며 자필서명한 임명서도 공개했다. 

녹취에서 신 총괄회장은 신동주 회장에게 "신동빈 (일본롯데홀딩스에서) 그만두게 했잖아"라고 언급하고 자신을 직위 해제한 차남에 대해 "신동빈이? 그래도 가만히 있을꺼냐"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츠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의 해임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신동주 회장은 앞서 7월27일 부친과 함께 일본롯데홀딩스를 방문해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하며 쿠데타를 시도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28일 일본롯데홀딩스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격호 회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전격 해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롯데그룹은 당시 "신동주 회장 측의 의도가 의심스럽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경영 전반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도 상법상 원칙을 벗어난 의사결정까지 인정될 수는 없다"며 반박했다.

◇"차남, 롯데그룹을 창업한 본인을 불법적으로 축출하려 한다."

신동빈 회장이 8월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면서 '신동빈 체제'로 굳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형이 10월8일 "부친으로부터 법적 권한을 위임받아 한국과 일본에서 법적소송을 제기한다"며 2차 반격을 시도했다.

신 총괄회장은 위임장을 통해 "신동빈이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과 회장직에서 본인을 해임했다. 이는 롯데그룹을 창업한 본인을 불법적으로 축출하려는 행위"라며 사실상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일체의 법률적 대리 권한을 장남에게 위임한다고 밝혔다. 신동주 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직접 위임장에 서명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소송제기는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롯데 경영권 분쟁 논란이 정리돼 가는 시점에서 건강이 좋지 않은 신 총괄회장을 자신들 주장의 수단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동빈, 나에 대한 감시 말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의 관리 주도권을 두고 형제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10월16일 신동주 회장 측은 "부친이 신동빈 회장에게 본인의 집무실 주변에 배치한 직원을 즉시 해산 조치하고 CCTV를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등 6가지 사안에 대해 엄중히 통고했다"며 내용증명을 발표했다. 

내용증명에는 ▲향후 신동주 회장이 집무실 및 지원 인력 관리를 총괄하게 할 것 ▲신 총괄회장의 소통행위 대한 방해행위를 금할 것 등이 담겼다. 앞서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에 대한 경호를 강화한다"며 롯데호텔 34층에 대한 제3자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왔다.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부 언론에게 본인의 집무실을 공개하며 "장남이 공개한 서류는 자신의 의지이고, 롯데 경영권은 장남이 갖는게 맞다"는 의사를 재차 밝히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신변과 안전 보호를 위해 확인되지 않은 제3자의 출입을 통제했을 뿐 거처 출입을 제한하거나 가족들의 방문을 통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는 사실상 형제가 집무실을 공동 관리하는 상황이다. 신동주 회장 측은 충돌 직후 비서진과 경호원 등 인력을 배치했고, 롯데그룹 측도 관리 인력들을 철수시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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