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핵합의, 가장 어려운 대목 진입"…NYT

이란과 세계 열강과의 핵합의가 실현성이라는 가장 어려운 대목에 진입했다고 18일 뉴욕 타임스가 분석했다. 

이란 핵 기술자들은 18일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복잡한 핵 해체 작업을 개시해야 한다. 1만2000개의 핵 원심분리기를 정지시켜 창고에 쌓아야 하며 이란 비축량의 98%에 달하는 12톤의 저준위 농축 핵연료의 대부분을 국외로 수송해야 한다. 또 거대한 플루토늄 반응로의 핵심을 파괴해야 한다고 뉴욕 타임스는 말했다.

이란 기술자들은 이 작업을 기록적으로 짧은 시일 안에 완결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 등 6국 열강이 지난 여름의 핵합의에서 약속했던 1000억 달러가 넘는 경제 제재의 해제를 실제로 손에 쥐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란이 이 작업을 과연 실행할 것인지를 두고 국제 사회가 의구심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가운데 이란 국민들이 해체 자체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란 지도자들은 협상 타결을 위해 서방이 어떻게 제재를 그만두기로 했는가만 국민들에게 선전했지 제재 해제를 위해 이란이 해야만 하는 일들은 거의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체의 자세한 내용을 일부러 모호하게 남겨 놓았다.

국회의원들조차도 이란 선박들이 서방 제재 이전 수준의 원유 수송을 재개하고 기업들이 국제 금융 거래를 다시 시작할 수 있기 전에 구체적으로 무엇들을 해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깜깜하다.

이에 따라 이란 핵합의가 최종적으로 발효되는 "적용일"이 18일 도래했지만 이를 둘러싼 불안한 정치 상황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았다. 과연 이 합의가 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 성공이 될 것인지 아니면 실패작이 될 것인지는 적용일 이후의 활동이 '준수'에 목표를 둘 것인지, 아니면 '속임'에 목표를 둘 것인지 여부에 달려있다.

이란과 열강 양측 모두 다음 몇 주, 몇 달은 합의문 아래 숨어 있는 이견과 속임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란 측은 이란이 같은 시아파인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과 헤즈볼라 무장 조직을 지지한다는 것을 이유로 미국이 제재를 새로 부과하게 되면 결국 핵 프로그램 해체 작업을 보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닷새 전 핵합의를 최종 승인한 이란 의회는 또한 미국의 제재 해제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법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열흘 전 미국을 방문한 이란의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11월 말까지는 해체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해체 작업에 반대하는 강경파들을 달래기 위해 이란 정부는 지난주 중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행했으며 이에 미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은 현 정부에 대한 국민투표라고 할 수 있는 내년 3월의 선거 무렵에 국민들이 경제 제재 해제의 혜택을 볼 수 있으려면 점진적으로 이뤄질 해제가 시작만큼은 즉각적으로 나와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핵합의 후에도 나탄즈에 5000개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기존 비축분이 사라지는 만큼 이들을 아무리 열심히 돌려도 앞으로 15년 동안은 핵 무기 한 개를 만들 만큼의 충분한 핵 연료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프로그램 축소의 골자다.

이 골자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의 근간을 해체하는 작업을 약속대로 실행하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이란은 연내, 늦어도 내년 초까지 이를 실행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도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가?

뉴욕 타임스는 미 정부 고위 관리가 지난달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면서 이란이 언제 이 일을 마무리 지을 지, 시기에 대해 명확한 추정을 내놓기를 한사코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빠른 시일 안에 이 작업을 완수할 동기를 분명하게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합의는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라고 이 관리는 말했다고 한다.

이 신문에 따르면 남아공은 1990년 핵 프로그램 해체를 약속한 뒤 9년이 지나서야 이를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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