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555m, 총 사업비 3조7000억원, 경제적 파급효과 7조원, 공사인원 400만명, 상시고용 인구 2만명'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제2롯데월드가 오픈 1년을 맞았다. 123층으로 설계돼 국내 최고층 빌딩의 역사를 쓰고 있는 제2롯데월드는 롯데그룹 최대규모의 프로젝트인 만큼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제2롯데월드는 완공 후 7조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 및 부가가치유발효과를 가져와 우리나라 경제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관심을 끌고 있는 만큼 크고 작은 사고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오픈 초기부터 이어지는 사고로 안전 문제가 제기돼 문을 닫았다가 지난 5월 재개장을 하기도 했다. 롯데월드몰이 서울시로부터 부분 사용승인을 허락하고 운영 중에 있지만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지하주차장과 매장 균열, 수족관 누수, 영화관 진동 등 사건이 많다.
뿐만 아니라 교통혼잡과 주차장 문제는 아직도 고민거리다. 상인들은 여전히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2롯데월드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비싼 주차요금 때문이라는 주장이 많다.
롯데물산 측은 "지하 2~6층 주차장이 동시에 2756대를 수용할 수 있고 쇼핑 시간을 감안할 때 한 자리에 차량이 하루 네 차례 바뀐다고 가정하면 총 1만1000여 대가 이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5층과 6층은 폐쇄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롯데물산은 주차 사전 예약제도를 폐지한 시점 전후로 한달 동안 잠실역 사거리 교통량을 자체 측정한 결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롯데물산은 주차예약제 완화 정도만으로 교통 혼잡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롯데월드몰 상인 870여 명은 서울시청에 주차요금 현실화 탄원서를 제출하는데 주차 제한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올 7~8월 약 두달간 9만명을 넘어서며 잠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9월들어 다시 8만명대로 떨어졌다. 이에 상인 870여명은 지난 9월 서울시에 주차요금 현실화 탄원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는 잠실 지역의 교통 혼잡을 우려해 롯데월드몰에만 주차예약제(사전에 예약한 차만 주차 가능) 등 특별 조치를 했다. 지난 7월 주차예약제를 폐지하고, 10분당 1000원(3시간 초과시 10분당 1500원)이던 요금을 800원(오후 8시 이후는 200원)으로 낮추는 등 일부 완화했다.
하지만 입점 상인들은 주차요금을 더 낮추고, 다른 유통업체처럼 구매금액에 따라 주차비를 깎아줄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2시간 짜리 영화를 보면 주차요금으로 영화 1편 요금에 육박하는 96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길 하나 건너 있는 롯데월드 쪽 백화점·마트만 해도 물건을 많이 사면 3시간씩 공짜로 주차할 수 있는데 왜 여기까지 오겠느냐"는 것이다. 상인들은 "주차요금 때문에 손님들이 안오면 추석 대목을 다 놓치게 된다"고 주장했다.
롯데월드몰을 운영하는 롯데물산은 고객 불편과 쇼핑몰 침체에 비해 교통 혼잡 방지 효과는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자체 조사 결과 퇴근시간(오후 6~7시) 잠실역 사거리 평균 차량 이동대수가 주차 제한을 완화한 7월에도 주중 28대, 주말 275대만 늘었다. 롯데월드몰이 문을 열기 전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해도 주중은 24대 늘고, 주말은 오히려 164대 줄었다.
영화를 본 뒤 식당을 들르거나 쇼핑을 해도 주차요금 할인혜택은 제공되지 않는다. 롯데월드몰 주차 시간이 4시간이 지나면 2만원 이상의 주차요금을 내게 된다. 불합리한 주차요금 체계를 개선해 주차요금 감면을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롯데로서는 서울시가 해법을 쥐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김태완 중앙대 교수(도시시스템공학전공)는 "롯데월드몰 길 건너 맞은편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경우 주차요금 무료 혜택을 제공 중이지만 롯데월드몰은 금액과 관계없이 주차요금 전면 유료화를 시행하고 있다"며 "불합리한 주차요금 체계로 인해 쇼핑몰 이용 시민들의 불편과 경제 활성화에 장애가 되는 만큼, 롯데월드몰 주차장도 주차감면 혜택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