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황금알 품자"…그룹 총수들 면세전쟁 자존심대결 본격화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기 위한 그룹 총수들의 자존심 대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시내 면세점 중 올해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등이다. 

관세청은 지난달 25일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신세계 부산 조선호텔면세점 등 총 4개의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접수를 마감했다.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을 위한 대진표는 ▲롯데 소공점vs신세계vs두산 ▲SK네트웍스 워커힐vs신세계vs두산 ▲롯데 월드타워점vs신세계vs두산vsSK네트웍스로 확정됐다. 

하반기에 이뤄지는 면세점 대전은 기존 면세점 업체의 특허권 만료에 따라 벌어지는 대결인 만큼 재계 오너들 간 사활을 건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면세점 대전에서 롯데는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다. 

서울시내 2곳의 면세점 중 1곳이라도 다른 곳에 빼앗길 경우 향후 호텔롯데의 상장 계획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호텔롯데의 매출은 롯데 면세점에서 80%가 넘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롯데 면세점이 특허를 받지 못한다면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해소 등 롯데가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계획들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신 회장은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롯데 면세점은 세계에서 3위이자 가장 경쟁력을 가진 회사라고 믿는다"며 "국민의 지지와 후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신 회장은 "면세점이 간접적으로 고용하는 근로자가 3만명에 달한다"며 "세점 사업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롯데 면세점이 많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좀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롯데면세점 사수를 위한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11일 인천 통합물류센터에서 '2016년부터 향후 5개년 간 외국 관광객 1300만명을 직접 유치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상생 2020'을 발표할 계획이다. 비전 선포식에는 신 회장이 직접 참여, 계획을 설명할 계획이다. 

변수는 존재한다. 

최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받은 위임장을 앞세워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한국 롯데그룹, 일본 롯데홀딩스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한 것. 

롯데 그룹은 이번 소송이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자칫 롯데 그룹의 정체성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경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롯데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면세시장을 세계 최고로 성장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며 "35년 동안 쌓아온 브랜드 파워와 인프라, 노하우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강화시켜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과 경제활성화에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회장은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워커힐 면세점 수성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공략에 나섰다. 

최 회장은 만 2년 7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지난 8월 사면된 후 국내·외 사업 현장을 찾으며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면세점을 카 라이프(Car Life), 패션과 함께 3대 신성장 사업으로 내세운 상태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수성과 롯데 월드타워점 공성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커힐 면세점 수성을 위해 SK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면세점 리뉴얼 공사를 실시했다. 워커힐 면세점은 다음달 3000평 이상 규모의 면세점으로 확장 오픈할 예정이다. 

공성을 위해 SK네트웍스는 지난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경쟁 당시 입지로 삼았던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입지로 내세웠다. 

특히 서울 도심에서는 유일하게 건물 지상층에 30대가 넘는 대형버스 주차장을 보유해 교통 정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앞세웠다. SK네트웍스는 케레스타 빌딩에 1만6259㎡ 규모의 면세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의 특성을 살려 지역 상권과의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협업 시스템을 구축·활성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다. 

면세점 진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려고 했던 정 부회장이 상반기 면세점 대전에서 자존심을 구긴 만큼 하반기 면세점 특허권 재도전에서는 공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하 듯 신세계 측은 또 다시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강북의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내세웠다. 

신세계측은 서울지역 면세점 공략을 위해 기존 사업자를 대체할 수 있는 '준비된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상반기 면세점 대전에서 드러난 약점을 최대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도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해 대외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기본은 일자리창출"이라며 "고용난이 심각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최고로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신세계 측이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할 경우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사장은 "지난 6월 신규특허 신청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뒤 부족했던 측면을 하나씩 점검하고 보완해 왔다"며 "신세계 본점 신관 시내면세점을 최대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면세점 인허가와 관련된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도 있다. 

박 회장은 면세점 사업 진출과 관련해 "면세점 사업을 통해 동대문 주변 상권과 상생하는, 진실한 대기업 상생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면세점 내 매장 및 면세점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에 소상공인과 중소 패션 업체 등 주변 경제주체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두산 측은 '지역 상생형 면세점' 조성을 위해 ▲인근 대형 쇼핑몰과 연계해 'K-Style' 타운 조성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추진 ▲지역 내 역사탐방, 먹거리탐방 프로그램 운영 ▲심야 면세점 운영(현재 검토 중)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브랜드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산타워에서 발굴하고 육성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글로벌 판로도 지원하고 영업이익 일정액을 지역에 환원하는 계획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제품 판매 면적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갖추기로 했다. 

이밖에도 동대문 문화 관광 자원 개발, 지역 소상공인 맞춤형 복지 제공, 동대문 쇼핑 인프라 개선, 관광객 유치 및 해외 마케팅 활동 등도 추진한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이번 면세점 특허신청은 '제로 베이스'라는 원칙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며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똑 같은 선상에 놓고 따진다면 입지, 주변 상권과의 연계, 지역 특성에 맞는 운영 등 여러 면에서 '두타면세점'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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